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1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자유주의 경제시스템에서 기업활동의 자유와 국가의 역할'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1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자유주의 경제시스템에서 기업활동의 자유와 국가의 역할'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이 이른바 ‘언론인 회칼 테러’ 발언으로 논란이 제기된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사의를 20일 전격 수용했다. 이종섭 주호주대사의 귀국도 며칠 내로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황상무·이종섭 거취 문제를 두고 용산을 압박했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요구를 모두 수용했다. 다만 총선 국면에서 한 위원장이 핵심 지지층이 아니라 좌파 세력의 눈치를 봤다는 시각이 존재하는 가운데 총선 결과에 대한 책임은 이제 한 위원장에게 넘어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대통령실은 초기 황상무·이종섭 논란에 대해 ‘거취 결단’까진 필요 없는 사안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총선 여론’이 급격히 악화하는 이유가 해당 사건 때문이라는 여당의 압박에 본래의 입장에서 선회한 것이다. 이에 대해 여권에선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의 요구를 모두 수용했다는 점에서 총선 결과에 대한 책임은 이제 한 위원장에게 넘어갔다는 평가를 내놨다.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은 20일 본지와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의 요구를 모두 수용한 것을 계기로 향후 총선의 모든 책임이 한 위원장에게로 넘어갔다"면서 "다만 한 위원장은 최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내려가는 원인을 황상무·이종섭 논란에서 찾는데, 이는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물론 해당 사안으로 일부 중도층의 이탈이 있었겠지만, 대부분은 보수층이 도태우·장예찬 후보의 공천을 취소시킨 이유 때문에 국민의힘을 떠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분석은 지난 18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리얼미터는 이날 에너지경제 의뢰로 지난 11∼15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4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2.0%포인트)한 결과를 발표했다.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38.6%로 일주일 전 조사보다 1.6%포인트(p) 낮았다. 반면 국민의힘은 4.0%p 내린 37.9%를 기록했다. (자세한 사항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이는 대통령 지지율보다 더 큰 하락을 보여주는 지표다. 그래서 이번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은 황상무·이종섭 논란이 아닌, 도태우·장예찬 공천 취소 때문이라는 분석이 더 설득력을 얻는다.

이에 대해 김 소장은 "이를 한 위원장이 모르고 있다. 비례대표 공천만 보더라도 대중참여나 순번투표 기회를 주지도 않고 밀실에서 독단으로 처리하고 있으니 집토끼들이 다 떠나가고 있지 않은가"라며 "민주당을 보라. 민주당은 위성정당 비례대표 공천을 범좌파를 대상으로 여론수렴을 해서 뽑는다. 결과적으로 국회는 종북주사파들이 득실거리겠지만, 국민의미래 비례 공천은 범보수를 제외한 공천으로 종북주사파와 싸울 전사들을 뽑지 못하고 있다. 이러니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겠냐"라고 반문했다.

이외에도 황상무·이종섭 거취를 두고 한 위원장뿐만 아닌 장동혁 사무총장, 그리고 이번 총선에 출마한 안철수·나경원·김은혜·이용 후보 등 수도권 의원들 대부분이 용산 대통령실을 비난했다. 조선일보도 매일 용산 공격의 선봉에서 비판 기사를 날렸다. 결과적으로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의 요구를 모두 들어줬다. 이는 한 위원장이 총선에서 컨트롤타워라는 점을 확실시하는 것으로, 총선 결과 또한 한 위원장 모두의 책임이 될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한 위원장이 컨트롤 타워임이 분명하다는 것을 이번 사건을 통해 누구나 알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다만, 총선 결과에 대한 책임도 이번 사건을 좌파 논리대로 해석한 한동훈과 장동혁, 이외 수도권 의원들이 책임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매일 대통령을 겨냥해 용산에 비판을 날린 조선일보 또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한 위원장이 총선의 모든 패를 흔들고 있는 만큼, 이번 총선에서 다수당이 못되더라도 원내 1당은 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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