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미래 오영환 총괄선대위원장이 28일 0시 공식 선거운동 첫 일정으로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을 방문하고 있다. /연합
새로운미래 오영환 총괄선대위원장이 28일 0시 공식 선거운동 첫 일정으로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을 방문하고 있다. /연합

28일 0시를 기해 4.10총선의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된 가운데, 각당 지도부는 저마다 상징적인 장소를 찾아 0시부터 유세를 시작했다.

그런데 국민의힘을 비롯해 개혁신당·조국혁신당·새로운미래·녹색정의당 등 모든 정당이 한밤 중부터 선거운동에 나섰지만, 유독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10시에서야 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을 가지며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이런 일은 선거 역사상 유례가 없어,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한심하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이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0시 정각에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을 찾아 "저희는 열심히 일하는 생활인을 대변하는 정당"이라고 상인들에게 호소하며 표심 잡기에 나섰다.

한 위원장은 상인들에게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일하시느냐"고 묻거나 채소, 과일값을 물으며 "물가가 많이 올라 죄송스럽다. 저희가 잘하겠다. 일할 기회를 달라"고 자세를 낮췄다. 또 "국민의힘은 정치 개혁, 민생 개혁을 내걸고 전진하겠다. 그 전제로 이·조(이재명·조국) 범죄 세력을 심판하겠다"며 "그것을 넘어 민생과 경제를 저희가 더 제고해드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일정에는 국민의미래 인요한 선거대책위원장과 박정훈(송파갑)·배현진(송파을)·김근식(송파병) 후보가 동행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이끄는 새로운미래 역시 가락시장 방문으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새로운미래는 "치솟는 물가로 위기에 내몰린 서민경제를 다시 살리는 문제 해결 정치를 보여주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이날 대전에서 연 중앙선대위 발대식에서 박원석 공동선대위원장은 "윤석열 정권 심판을 위해서 더 도덕적이고 더 대안이 또렷하고 국민들이 더 믿을 수 있는 새로운 정치 세력이 필요하다"며 "썩은 도끼로는 썩은 나무를 벨 수 없다"고 선언했다. 윤석열 정부와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 모두에게 각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조국혁신당도 이날 0시1분 부산역에서 출정식을 가졌다.

그런데 민주당은 이처럼 0시 선거운동에 나서지 않았다. 이재명 대표는 자신이 출마한 지역의 지하철역인 계양역에서 출근시간에 맞춰 유권자들에게 인사했고, 그뒤 오전 10시에 용산에서 열리는 선대위 출정식에 참석했다.

민주당이 0시 유세를 생략한 것은 정치권에선 대단히 보기드문 일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민주당 관계자들조차 고개를 젓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모든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순간을 포기한 것인데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만일 피곤함을 이유로 건너뛴 것이라면 굉장히 오만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이날 오전 여러 방송사들은 각 정당들의 새벽 선거운동 모습을 담은 장면을 연이어 보도했지만, 민주당 관련 장면만은 전날(27일) 이 대표 유세 모습을 담고 있었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