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석
조우석

관객 1300만을 동원한 좌파 영화 ‘서울의 봄’으로 상황이 끝난 줄 알았다. 아니었다. 총선용 좌파 영화의 공격은 이제 시작이다. 그동안 자유우파 진영에 힘이 됐던 다큐 ‘건국전쟁’의 활약도 끝나가는 시점에 좌파의 최종 비밀병기가 등장했다. 오는 27일 좌파 영화 두 편이 동시 개봉된다.

하나는 서울의 봄 이후 5·18 직후까지를 다룬 ‘1980’(감독 강승용)이고, 다른 하나는 국정원 여론조작을 소재로 한 ‘댓글부대’(감독 안국진)이다. 두말할 필요 없다. 총선을 딱 보름 앞두고 젊은 층 표심을 움직이려는 히든 카드다. 실제로 1000만 내외 관객이 들었던 영화의 상당수는 대선 혹은 총선 시즌에 맞춘 정치 상품이라는 건 이제 거의 상식이 됐다.

우선 ‘1980’의 경우 넌더리가 난다. 5·18과 한 가정의 불행을 비벼놓은 스토리다. 1980년 5·18 하루 전날 오픈하려던 전라도 광주의 한 자장면집에 닥친 불행이란다. 평범한 시민들이 역사의 풍랑 속으로 휩쓸려 버린다는 식의 진부한 설정에 하품부터 나온다. 여주인공도 김규리다. 광우병 파동 때 청산가리 발언으로 악명을 떨치던 그 배우 말이다.

그 못지않게 걱정되는 게 ‘댓글부대’다. 티켓 파워가 있는 손석구가 주인공이다. 이 작품은 정강명의 2015년작 장편소설 ‘댓글부대’가 원작이다. 무시무시한 매크로를 돌렸던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 따위는 모르겠고, 국정원 여론조작만이 오로지 저들의 관심이다. 따라서 이 작품은 이명박-박근혜 대통령 시절 일부 국정원 댓글을 비방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고 봐야 한다. "이래도 대한민국이 반칙·특권이 판치던 나라였다고 믿지 않을래?"라고 젊은이들을 가르치려는 것이다.

영화 예고편을 보면 "인터넷에 나오는 댓글 어디까지 믿으세요?"라고 저들은 묻고묻고 또 묻는다. 할 말이 없다. 인터넷 여론조작의 선수로 정평이 난 저들 좌파무리가 죄없는 자유우파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씌우려고 작정한 모양새 때문이다.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총선에 모든 걸 다 건 채 총력전을 벌이는 좌파에 비해 우린 너무 느슨하다. 아니 아무 생각도 없다. 다큐영화 ‘건국전쟁’도 실은 김덕영이라는 한 감독의 개인기 덕분에 떴을 뿐이다. 문화전쟁 시대, 자유우파 정부가 이렇게 태무심할 수 있을까? 주무부처 문체부 장관 유인촌은 뭘 하는 거지?.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