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文에 이명박·박근혜 형집행정지 요청

2021-12-20     한대의 기자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병 치료차 입원하기 위해 지난 7월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70)이 어깨와 허리 질환 등 지속적인 통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당장 형집행정지를 해야 할만큼 건강이 안 좋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20일 동아일보는 "박 전 대통령은 기존에 수술을 받은 어깨와 허리 질환 등으로 인한 지속적인 통증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또 박 전 대통령이 장기간 이어진 수감 생활로 인해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라고도 전했다.

현재 박 전 대통령은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으나 장기간 이어진 수감 생활로 생명을 위협받는 수준의 건강 악화가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2019년 9월 어깨 관절을 덮고 있는 근육이 파열돼 서울성모병원에서 수술을 받았고, 경추 및 요추 디스크 증세로 외부 진료를 받아왔다. 올해 초에는 코로나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같은 병원에 입원했다가 음성판정을 받고 20일간 치료받았고, 올해 7월에도 어깨 부위 수술 경과 관찰 및 허리통증 치료를 위해 이 병원에 입원해서 한 달간 치료를 받았다.

지난달 22일에는 그동안 치료받던 서울성모병원이 아닌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당시 "주치의와 환자분의 합의로 병원을 옮긴 것"이라며 "구체적인 질병명 등은 개인정보라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건강악화를 우려하며 형집행정지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구속 중인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형집행정지를 요청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의 형집행정지를 해야 할만큼 (건강이) 상당히 좋지 않다"고 전했다.

안 후보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두 전직 대통령의 형집행정지를 요청한 이유에 관해 "실제로 양쪽의 상황을 알아봤더니 두 분 다 건강 상태가 좋지 않으신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의 지병이 악화해서 건강이 상당이 안 좋다는 보도에 관해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안 후보는 "그 부분을 제가 확인했다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했다. ‘당장 형집행정지를 해야 할만큼 건강이 안 좋다고 하는가’라는 물음에는 "저는 그렇게 들었다"고 답했다.

안 후보는 "형집행정지 요건이 법률에 규정되어 있는데, 70대 이상·건강 이상 등의 항목"이라며 "대선판 자체가 국민 분열로 가고 있는데 이러한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형집행정지를 하면 국민통합 쪽으로 방향을 틀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면은 정치적인 부담을 느낄 수 있으니 다음 대통령이 국민적인 공감대 하에서 판단할 일로 넘기는 게 해법이 아니겠느냐 싶어서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난 1997년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 김영삼 대통령에게 감옥에 있는 전두환·노태우 대통령 사면 건의를 했고, 그걸 받아서 김영삼 대통령이 복권했다"며 "그때 죄는 나쁜데 국민통합을 위해 용서하는 것이 옳다고 두 분(김영삼·김대중)이 판단했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현재 전직 두 대통령(이명박·박근혜)이 그 이전 두 분(전두환·노태우)에 비해 2배 이상 감옥에 계시고, 고령이고 하니까 국민통합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말씀드렸다"고 했다.

안 후보는 지난 16일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형집행정지를 결정해달라고 문재인 대통령에 요청했다. 그는 "그분들이 잘못이 없어서가 아니다. 하지만 이만하면 충분하지 않았나. 정치보복이 정권교체의 전리품이 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