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도 통신3사가 장악...도입 취지 ‘무색’

2021-12-19     김예슬 기자
지난달 24일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왼쪽 세번째)이 ‘알뜰폰 1000만 가입자 달성 기념행사’에서 축하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

최근 국내 알뜰폰 가입자수가 1000만명을 넘어서며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새로운 제도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시장 장악에 따른 ‘알뜰폰 무용론’이 제기됐다.

1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양정숙 의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알뜰폰 가입자 중 순수 휴대전화 회선 가입자의 통신3사 자회사 점유율이 올해 3월 45.7%에서 10월 49.9%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알뜰폰 가입자 2명 중 1명이 사실상 통신 3사의 고객이라는 점에서 알뜰폰 도입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게 양 의원의 주장이다.

자료에 따르면 알뜰폰 중 순수 휴대전화 회선 가입자 수는 올 3월 606만5000명에서 10월 596만8000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통신 3사의 자회사 가입자 수는 222만7000명에서 297만5000명으로 20만명 이상 늘어났다. 다만 사물인터넷(IoT)용 회선을 더한 전체 알뜰폰 가입자수에서는 통신 3사 자회사의 시장점유율이 3월 32.6%에서 10월 32.0%로 소폭 하락했다.

앞서 통신 3사는 알뜰폰 자회사 설립 당시 이들의 시장점유율 합계가 50%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등록 요건에 합의한 바 있으며, 현 점유율은 법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양 의원은 점유율 산정 기준에서 IoT 회선은 제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등록 요건 부여 당시와 달리 최근에야 IoT가 활성화된 만큼 이를 포함하는 현행 시장점유율 산정방식으로는 알뜰폰 휴대전화 회선 시장 구조를 개선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양 의원은 "통신 3사 자회사들이 수익이 되는 휴대전화 회선 가입자 유치에 주력하면서 시장점유율이 50%에 이르렀다"며 "알뜰폰 시장 왜곡과 통신 자회사들의 브레이크 없는 시장점유를 막기 위해 시장점유율 산정방식을 즉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