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원의 좌충우돌] 대한민국 계급측정기
SNS에서 돌아다니는 ‘2021 대한민국 계급측정기’란 표에 꽂혔다. 연봉과 자산에 따라 상류층, 중산층, 빈곤층으로 나누는 일반적인 계층 분류와는 다르게 이표는 소득과 자산에 거주 지역, 보유부동산, 직업, 학벌, 자동차, 취미, 일반적 특성, 정치성향까지 더해 9개계층으로 분류한다.
9개 계층은 타이탄수저부터 금 은 동 쇠 나무 흙수저, 수저대신 손쓰기, 손없음 까지 숟가락 색깔로 구분된다. 최상층 타이탄수저는 자산이 300억 이상인 기업오너나 건물주로 한남동, 성북동, 평창동에 살며 연소득이나 학벌, 취미는 중요하지 않고 보수성향에 사람과의 접촉을 피한다.
이표에 의하면 필자는 노동자 계급에 속하는 쇠수저다. 연소득 5000만~9300만원. 자산 4억~9억, 자동차는 제네시스나 그랜저, 서울 전세나 경기도에 4억 이상 자가에 살고 무인도나 ‘속아서 산 땅’을 갖고 있으며 취미는 맛집 투어, 야구 축구경기와 영화관람, 정치성향은 진보, 시위주도층이다. 연봉과 자산은 기준에 해당되는데 11년째 모는 자동차와 플라스틱 시계는 제시된 브랜드보다 저렴하고 정치성향도 틀린다. 보고 나니 웃음이 나오면서도 씁쓸한 건 필자가 아직도 중산층이 되지 못해서가 아니다. 소유물과 경제력으로 계층을 구분하는 우리와는 달리 유럽은 추구하는 가치와 행동을 기준으로 삼는다.
프랑스 중산층의 조건은 ∇외국어를 하나 정도 구사할 것, ∇직접 즐기는 스포츠가 있을 것 ▽악기를 하나 이상 다룰 것 ▽남들과 다른 맛을 낼 수 있는 요리솜씨 ▽공분(公憤)에 의연히 참여할 것 ∇봉사활동에 참여할 것 등이다. 영국 중산층의 조건은 ∇페어플레이를 할 것, ∇자신의 주장과 신념을 가질 것, ∇독선을 지니지 말 것,∇ 약자를 두둔하고 강자에 대응할 것, ∇불의와 불법에 의연히 대처할 것 등이다. 계층측정기준이 바뀌어 필자가 중산층에 속하는 그날은 언제쯤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