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창고 붕괴 토네이도 참사...美 OSHA, 안정규정 준수 조사

휴대폰 반입 금지, 대피 때 놓쳐...'괴물' 빅테크' 베이조스 비난

2021-12-15     김유진 기자
토네이도 피해지역인 미국 일리노이주 에드워즈빌에 있는 아마존 물류창고에서 13일(현지시간) 직원들이 리프트에 올라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미 중부를 강타한 토네이도로 여기서 작업 중이던 직원 6명이 숨진 가운데 J.B.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는 이날 이곳을 둘러본 뒤 "아마존 측이 폭풍이 몰아친 상황에서 근로자 보호를 위한 규칙들을 이행했는지 등을 확인하는 중 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노동부 산하 산업안전보건청(OSHA)은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연합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 직원 6명이 토네이도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미국 노동부 산하 직업 안전 위생관리국(OSHA)은 조사에 착수했다. 13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OSHA는 일리노이주 에드워즈빌에 위치한 아마존 창고 붕괴 사고 당시 아마존이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켰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거대 빅테크 기업이면서 여러모로 불리한 조건의 소규모 기업에 맞먹는 큰 인명 피해이 나자 ‘인재(人災)’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OSHA는 "6개월 안에 조사를 끝낸 후, 작업장 안전이나 보건 규정 위반이 발견되면 법적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아마존 물류창고가 토네이도로 붕괴하면서 현장에 있던 직원 6명은 사망하고 7명이 부상을 입었다. 희생자들은 대부분 창고에서 물품을 차량으로 옮겨 배달하는 배송 기사들로 알려졌다. 당시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쇼핑시즌을 맞아 고용 인원이 가장 많은 상태였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아마존 창고 책임자는 저녁 8시16분경 직원들에게 대피를 지시했으나 워낙 급박하게 토네이도가 들이닥쳤다고 설명했다. 이번 희생자 중 가장 어린 26살 직원은 지시대로 대피소에 있었지만 사망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마존은 생산성 향상을 이유로 작업장에 휴대전화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업무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아마존 직원들은 물류창고가 붕괴되기 30분 전 기상청이 보낸 토네이도 접근 경보 문자메시지를 확인하지 못했고, 대피할 기회도 잃었다. 실제로 창고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은 건물 내 화장실로 대피했지만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어서 동료의 생사를 알수 없었다. 한 희생자의 여동생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마존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생산성"이라며 "폭풍이 거세지기 시작할 때 회사가 직원들을 안전하게 대피시켰다면 오빠는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이조스에게 비난이 쏟아지는 중이다. 베이조스는 토네이도가 덮친 뒤 자신이 주도하는 블루오리진의 억만장자 우주여행 프로그램이 성공하자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자축했다. 아마존 물류 창고에서 사망자가 발생한지 하루가 지난 후에야 그는 애도를 표했다. 베이조스는 군 출신 후보를 지원하는 등 정치에도 관심을 보여왔다. 지난 2013년엔 일간 위싱턴포스트(WP)까지 인수했다. 빅테크 즉 초대형 IT기업인 아마존·애플·구글(알파벳)·메타·마이크로소프트가 현대사회의 ‘신’이 되고 있다. SNS의 실질적 검열자·억압자 노릇을 하며 개인 유저의 계정을 폐쇄하는 등 ‘괴물’로 화하고 있다는 여론도 높다.

5년전 정치 신인 도널드 트럼프를 대통령에 당선시킨 것은 글로벌리스트의 행태에 분노한 서민·중산층이었다. 국경을 넘나들며 거대한 부와 명예를 누리는 이들 글로벌리스트는 민주당에만 있는 게 아니다. ‘무늬만 공화당(RINO)으로 지칭되는 인사들이 있다. 미국 민주당과 주류 미디어 및 빅테크와 이해를 같이 하며, 이들 모두에겐 주권국가(sovereign state)가 약화될수록 유리하다. 현재의 미국사회를 ‘내전 중’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생겨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