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린 군대, 군관 아내의 눈물로 버틴다...북한군 ‘영양식 지시’의 민낯
■ 체력보강 명령 내리고 책임은 가정에 전가…군 식량난 가속화 드러나 “영양식 준비하라” 지시받은 군관 가족, 살림 내다 팔아 헌납… 가정불화까지 ‘당의 군대·수령의 군대’ 외치면서 병사 한끼도 해결 못하는 북한 체제의 실상 전국 군관 아내들 사이에 절망 확산…“남편이 군관이면 평생 군의 머슴 신세”
북한군이 최근 동기훈련을 앞두고 병사들에게 ‘영양식 제공’을 지시했지만, 그 부담을 고스란히 군관 가족들에게 떠넘긴 사실이 드러났다. 북한 정권이 늘 주창하는 '수령의 군대, 당의 군대'라는 구호와는 달리 실제 병사들의 식탁은 군관 아내들의 희생과 헌납으로 유지되는 참혹한 현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된 것이다.
26일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가 황해북도 내부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북한군 2군단은 내달 1일부터 시작되는 혹한기 동기훈련을 앞두고 최근 병력의 체력 저하를 막기 위해 고영양 식단 제공 지시를 하달했다. 그러나 이 지시는 곧바로 군관 아내들에게 돌아가는 강제 동원령이 됐다.
데일리NK 소식통은 “부대의 열악한 부업지와 가축 사육으로는 영양식을 마련하기란 애초 불가능하다”며 “결국 음식 준비는 군관들이 조를 짜고, 그 뒤에서 아내들이 직접 돈과 식재료를 마련해 책임지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혹한기 동기훈련(12~4월)은 혹독하기로 악명 높아, 당국은 훈련 전 병사들의 체력 보강을 지시한다. 그러나 국가가 마련할 역량이 없기에, 실제 운영은 가정 단위 착취 시스템으로 흘러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평산군 소재 2군단 직속 부대는 주 1회 고기 포함 특식 제공 방침까지 내렸다. 겉으로만 보면 병사 복지 강화지만, 실제로는 군관 아내들이 가정 살림을 쪼개거나 집 물건을 팔아 마련해야 하는 ‘강제 헌납’에 가깝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수입도 없고 돈도 없는데 고기 100명분을 준비하라는 건 말이 안 된다"며 "결국 집안 물건 내다 팔고, 물물교환까지 해야 한다"고 실상을 폭로했다.
이 과정에서 가정 내 갈등도 폭발하고 있다. 생계도 빠듯한데, 남편의 ‘군관 신분’ 때문에 평생 농사·가축관리·군의 식량 지원까지 떠맡는 현실 때문이다.
현재 양강도 10군단 산하에서도 동일한 지시가 내려졌고, 군관 아내들 사이에서 불만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데일리NK의 양강도 소식통은 “영양식 준비는 사실상 100명 이상 병사들의 한 끼를 책임지는 것과 같다”며 “군관이라는 이유로 평생 군의 살림꾼 역할을 강요당한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 정권이 그토록 강조하는 ‘선군정치·군대중시’라는 외피가 어떻게 내부적으로 유지되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병사 복지는커녕 군 체계 자체가 군인 가족들의 희생에 기대는 기형적 구조라는 의미다.
결국 북한군의 영양식 지시는 군관 아내들의 눈물과 희생 위에 성립한 허울뿐인 명령이며, 북한 체제의 모순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사건이라는 지적이 내부에서도 흘러나오고 있다. 양강도 소식통은 “군대를 당의 군대라고 선전하지만, 병사들을 돌보지 못하고 그 부담을 군관 가족에게 넘기는 것이 현실”이라고 증언했다.
국내 한 북한 전문가는 "북한은 항상 군을 ‘핵심·최우선’으로 선전한다"며 "그러나 병사들의 영양식조차 정권이 책임지지 못한 채, 가장 약한 고리인 **군관 아내들에게 착취적 부담을 떠넘긴다. 이는 북한의 만성 식량난과 함께, 정권의 무능과 통제경제의 붕괴를 다시 확인하게 하는 장면"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