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이재명 계정들, 트위터 새 기능에 ‘중국 접속’ 들켰다
중국 표기된 정치 계정 속출…"정체 검증 필요" 이용자 반응 잇따라 주진우 "댓글 국적 표기법 도입해야"…김민수 "민주당 왜 거절하는가"
트위터(X)에 ‘거주 국가·접속 위치 표시 기능’이 도입된 가운데 국내 정치권에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한국어로 활동하며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하는 성향을 보여온 일부 계정의 접속 위치가 중국으로 나타나자 "정체를 명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문제 제기가 나온 것이다.
X는 지난 22일부터 모든 계정 프로필에 ‘about this account(이 계정에 관하여)’ 기능을 공식 도입했다. 이 기능을 통해 이용자는 계정의 운영 국가, 접속 위치, 사용자 이름 변경 이력 등 기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X는 "이용자가 콘텐츠의 신뢰성을 스스로 검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했다. 이 기능은 해킹으로 인한 사용자 이름 변경이나 타국 국적 사칭 계정 등을 식별하는 데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용자가 VPN(가상사설망)을 사용하면 정보 옆에 방패 아이콘이 표시돼 우회 접속 여부가 드러난다.
그러나 기능이 적용되자 일부 정치 성향 계정의 접속 위치가 중국 등 해외로 표시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특히 한국어로 활동하며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하는 계정들이 중국 접속으로 나타나자,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해외 기반 여론전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논란의 대표적 사례로는 ‘군주민수’라는 이름의 계정이 언급된다. 이 계정은 2019년 개설 이후 보수 정치권을 비판하는 게시물 약 6만5000건을 올려왔으며, 프로필 사진과 게시물 내용은 국내 정치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그러나 X가 표시한 정보에 따르면 이 계정의 거주 국가는 싱가포르, 접속 위치는 중국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친이재명 성향 계정 역시 중국 접속으로 표기되며 유사한 논란이 이어졌다. 현재 진보 성향 계정들은 정보를 급하게 비공개로 전환하고 있다.
이에 일부 이용자들과 보수 커뮤니티에서는 "중국의 인터넷 통제가 엄격한데 특정 정치 계정만 중국 접속으로 뜨는 것이 이상하다", "일론 머스크 때문에 딱 걸린 정치 공작"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제도적 대응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에 ‘중국에서 접속한 X계정 현황 공개, 댓글 국적 표기법 도입해야’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한국인처럼 보이지만 실질적 접속 위치가 중국으로 표시되는 계정들이 확인되고 있다"며 "내정 간섭이나 조직적 여론조작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정부 차원의 점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보이스피싱 방지를 위해 국제전화 표시를 의무화한 것처럼 국적 표기를 통해 온라인 정보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댓글 국적 표시제 도입을 재차 촉구했다.
김민수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최근 한 유튜브 방송에서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절대 이런 댓글을 달지 않았을 것 같아서, 댓글 국적 표시제가 필요하겠다 싶어서 보좌관들을 통해 알아봤더니 이거 이미 우리가 올렸는데 민주당이 거절했더라"며 "대한민국 언론에 달리는 댓글이 정치인들 몇 분이 얘기하는 ‘국민의 뜻’인데, 국민의 뜻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거 아닌가. 이런 입법 왜 반대하는 거냐"고 지적했다.
한편 댓글 작성자의 국적 표기 의무화 논의는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해 10월 나경원 의원이 관련 법안을 발의했으나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리얼리서치코리아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8.5%가 "여론 조작 방지를 위해 댓글 국적 표기가 필요하다"고 답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