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으면 영생?…北 ‘자폭영웅 교양’, 군 죽음으로 내모는 전체주의 세뇌

러 파병 전사자 ‘자폭 미화’하며 극단적 충성·희생 강요…영생론까지 동원 “자폭 용사 따라 배우자” 새로운 구호 등장…군인 생명권은 안중에도 없어 수령 영생론 결합한 전체주의 교양…김정은 충성 위한 조직적인 세뇌 강화 군 내부서도 회의 확산…“죽음까지 강요하는 교양, 전투 의지 높일 수 있나”

2025-11-25     곽성규 기자
/챗GPT 생성 이미지

북한 군 당국이 러시아 파병 북한군 전사자들의 ‘자폭 영웅담’을 집중 미화하며, “목숨을 바치면 영생을 누린다”는 극단적 희생 이데올로기를 군인들에게 주입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정은 정권이 군 내부 결속을 강화하기 위해 군인의 생명권을 철저히 무시한 채 사상 세뇌를 강화하는 전체주의 통제 방식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지난 24일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가 북한 내 군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최근 북한군은 일주일 최소 두 번 이상 '정치상학' 시간에 러시아 전쟁 전사자들의 자폭 미화 선전을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교양에서는 ‘자폭 용사들을 따라 배우자’는 새로운 구호까지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같은 북한군의 교양 핵심은 “최고사령관의 명령을 받들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던진 자폭 전사들의 충성심”이다. 여기에 종교적 개념인 ‘영생’까지 결합해 희생을 절대적 미덕으로 포장하는 방식이 동원되고 있다.

실제로 “목숨을 바치면 영생한다”는 선전은 김일성·김정일 시대부터 이어진 수령 신격화·영생론 교리의 연장선으로, 개인의 생명보다 수령에 대한 충성을 절대화하기 위한 전형적 전체주의 논리인 것으로 분석된다. 

소식통은 “군인들이 죽음을 각오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러우 전쟁 영웅담과 연결해 강조하고 있다”며 “이는 사실상 군인들의 생명은 중요하지 않다는 정권의 태도와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북한 정권은 파병 전사자들을 ‘결사 정신으로 최고지도자의 명령을 받든 영웅’으로 미화하며, 군인의 생존보다 ‘충성’과 ‘희생’만을 요구하는 교양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사상 학습이 아니라, 정권 유지를 위해 군인의 목숨을 수단화하는 비인도적 체제의 실체를 보여주는 것으로 읽힌다. 

소식통은 “최근 교양은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죽음을 영생으로 포장하는 표현은 더 노골적”이라며 “죽음 자체를 충성의 증표로 만들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군 지휘관들도 반복되는 희생·충성 교양이 실제로 전투 의지를 높일 수 있을지 회의적인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군 간부들도 교양이 100% 성공한다고 보지 않는다”며 “군인들이 실제 전장에 나가 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 교양 방식 조정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20대 초반의 군인들은 대부분 체념 상태로 의례적 참여에 그치고 있으며, 일부만 오랜 세월 반복된 세뇌 영향으로 충성심 표현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한 북한 전문가는 "북한의 ‘자폭 영웅 교양’은 전쟁 현실과 군인의 생명권을 도외시한 채, 오로지 김정은 정권의 절대적 통치를 유지하기 위한 사상 통제에 불과하다"며 "영생론, 자폭 미화, 결사 정신 강요… 이 모든 것은 북한식 전체주의 체제가 유지되기 위한 도구"라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북한군을 살아 있는 인간이 아닌 ‘정권 수호용 소모품’으로 취급하는 비인권적 정책임이 드러난 것"이라며 "김정은 정권이 자폭을 영웅화하는 동안, 북한군의 생명은 오늘도 체제 선전의 재료로만 소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