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지켰다는 자부심 있어"...가천효행대상에 김재우·이지원 씨

2025-11-20     문은주 기자
제27회 가천효행대상 수상자인 대학생 김재우 씨(왼쪽)와 이지원 씨. /가천문화재단

지극한 효심으로 부모를 봉양한 대학생들이 효행상을 받았다.

19일 가천문화재단에 따르면 인천에 거주하는 대학생 김재우 씨와 경기 용인에 사는 대학생 이지원 씨가 제27회 가천효행대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김 씨는 지난해 2월 간의 약 60%를 떼어내 아버지에게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다. 간경화로 힘들어하던 아버지가 2022년 간암 진단을 받은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면서 수술을 결심했다. 간 이식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들은 아버지는 차마 가족에게 알리지 못하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간 이식 사전 검사 동의서만 작성해둔 상태였다.

김 씨는 평소 아버지를 끔찍이 아끼는 어머니를 떠올리면서 본인이 나서 가족을 지켜야겠다고 마음먹었다는 설명이다. 웹 개발자를 꿈꾼다는 김 씨는 현재 잠시 미뤄뒀던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한때 후유증으로 입원하기도 하고 커다란 흉터도 남았지만 가족의 돌봄으로 위험한 상황을 넘길 수 있었다는 김 씨는 "아버지가 일상생활을 하는 모습을 보면 가족을 지켜냈다는 자부심이 생긴다"고 전했다.

이지원 씨는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아버지와 유방암으로 투병 중인 어머니를 보살핀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이 씨는 파키슨병의 증상 악화로 거동이 불편해진 아버지의 병간호를 맡았다. 3년 동안 머리 감기와 배변 처리 등 대부분 간병을 책임지다가 낙상 사고 위험 탓에 어쩔 수 없이 요양원에 아버지를 모셨다.

이 씨는 꾸준히 아버지를 찾아가 병세를 살피고, 항암치료를 받는 어머니와 함께 병원에 다니며 학업을 병행하고 있다. 이 씨는 "부모님의 든든한 정신적 지주가 돼 곁을 지킬 수 있어 기쁘다"며 "생명을 지키는 공중보건정책 연구원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가천효행대상은 가천문화재단 설립자인 이길여 가천대 총장이 1999년 심청전 원작의 무대로 추정되는 인천 백령도에 심청 동상을 제작해 기증한 것을 계기로 제정됐다. 효심이 지극한 현대판 ‘심청이’를 기리기 위한 상으로 올해는 가천효행상 외에 다문화효부상, 다문화도우미상, 효행교육상 등 4개 부문에서 총 17명(단체 포함)의 수상자를 선정했다. 시상식은 오는 27일 인천시 연수구 가천교육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