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발 증시급락에 '공포지수' 껑충…VKOSPI, 이틀새 20% 급등

2025-11-19     채수종 기자
한국과 미국 등 주요국 증시가 동반 조정을 받는 가운데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 지수가 급등하고 있다. 19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연합

‘인공지능(AI) 버블’ 논란이 재점화하면서 한국과 미국 등 주요국 증시가 동반 조정을 받는 가운데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 지수가 급등하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이날 전장보다 0.25포인트(0.64%) 오른 39.51로 장을 마감했다. 오전 한때 41.37로 나타났다. 불과 이틀 전인 17일 34.36이었던 지수가 18일 39.26으로 껑충 뛰어오른 데 이어 이날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수는 이틀 만에 20.4% 뛰어올랐다. VKOSPI는 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시장의 기대 변동성을 측정하는 지수로 보통 코스피가 급락할 때 오르는 특성이 있다.

현재의 VKOSPI 수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가 전 세계 증시를 뒤흔들었던 지난 4월 7일(44.23)과 AI 버블론과 미·중 갈등 부각 영향으로 코스피가 장중 한때 3.46% 급락했던 지난 7일(41.88) 다음으로 높다.

이런 분위기는 AI 버블 논란의 진원지인 미국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미 CNN 방송의 ‘공포와 탐욕 지수’(Fear & Greed Index)는 현재 11로 ‘극단적 공포’(extreme fear) 구간에 머물러 있다. 약 1주일 전인 지난 11일까지만 해도 해당 지수는 ‘공포’(fear) 구간에 해당하는 34에 위치해 있었는데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월가 공포지수’라고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17일(현지시간) 12.86% 폭등한 22.37로 폭등하며 단숨에 심리적 저항선인 20을 뚫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공포와 탐욕 지수가 상호관세 쇼크발 급락장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투자심리상 극단적 공포 영역에 진입했다"면서 "이같은 투자심리 취약 국면에서는 대부분 재료를 부정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짙어지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 마이크로소프트(MS)와 엔비디아, 엔트로픽의 파트너십 체결 소식도 닷컴버블 붕괴 직전 시절 횡행한 돌려막기 투자라는 비관적 시각으로 바라본 듯 하다"면서 "결국, 현재와 같은 부정적인 증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분기점은 엔비디아 실적 이벤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07% 내렸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는 각각 0.83%와 1.21% 밀린 채 거래를 마감했다. 다우존스와 S&P 500지수는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으로 내렸고, 나스닥도 2거래일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억만장자 투자자 피터 틸을 비롯한 일부 기관투자자의 엔비디아 전량 매각 결정을 계기로 AI 버블 논란이 재점화한 데 더해 미국 경기 및 노동시장의 부진을 보여주는 지표가 잇따라 나온 것이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한 결과로 보인다.

한편, 지난 18일 코스피는 7거래일 만에 4000선이 무너진데 이어 19일에도 0.61% 내린 3929.51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