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하성-백석 통합 논의, "아직은 검토단계…협력 속 자연스러운 흐름"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와 대한예수교장로회(백석, 대표총회장 장종현 목사)의 통합 논의가 교계의 뜨거운 관심 속에 급부상하고 있지만 실제 진행 상황은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신중한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하성과 백석 양측 주요 인사들은 "공식 통합 결정은 아직 없다"며 과열된 여론을 경계하면서도 "큰 흐름은 이미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기하성 총회는 지난 13일 정기임원회와 상임운영위원회에서 백석총회와의 공식 통합을 결의하고 4인으로 구성된 통합 추진 실무위원회를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하성 총무 강인선 목사는 통합 추진과 관련해 "통합 논의가 시작됐지만 공식 기구에서 결정된 사안은 아직 없다"며 과열된 여론과 일부 왜곡된 전달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이와 함께 "백석측과 선교 협력 등 다양한 논의를 진행해 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교단 통합은 수많은 옵션 중 하나"라며 "임원회나 상임운영위원회에서 독자적 추진위를 구성할 권한도 없다. 총회 전권 사항"이라고 밝혔다.
특히 "의도하지 않은 정보가 확산되고 있다"며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통합 확정이라는 식으로 왜곡돼 엄청난 후폭풍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강 총무는 이어 현 상황을 정리하는 임시 협의체 검토 수준이라고 규정하며, "무엇이든 총회 결의 없이 통합 선언은 불가능하다"고 재차 못 박았다. 다만 "한국교회 전체 재편 흐름 속에서 논의가 자연스럽게 등장한 것"이라고 배경을 밝혔다.
반면 백석 사무총장 박종호 목사는 보다 진전된 판단을 내놓았다. 백석총회 내부 분위기에 대해서도 80% 이상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교계에서는 양 교단이 통합할 경우 1만 7000여 교회 이상으로 이는 한국교회 역사에 유례없는 통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 사무총장은 신학적 차이에 대해 "기하성은 알미니안, 백석은 개혁신학이지만 양측 교수진이 조직신학·교회사 전 분야에서 연구를 진행한다면 난제는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양 교단의 반대에 대해서도 통합 추진의 현실감을 더했다. 박 사무총장은 "통합은 교단 전체가 천천히 익숙해지는 과정"이라며 "통합을 위해 여러 논의를 거쳐야 한다"라고 절차적 신중함도 강조했다.
양 교단 지도부는 당장은 선교 연합 형태가 유력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전면 통합의 필요성도 인정하는 분위기다. 특히 양 교단 대표총회장들은 최근 회동에서 "장로교와 오순절이 신앙의 본질 아래 연합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아직 공식 결정이나 구조적 합의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실질적인 협력을 중심으로 한 폭넓은 연합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는 점에서 향후 한국교회에 미치는 영향 또한 막대하다. 이에 따라 교단 내부의 긴장과 기대가 교차하는 가운데 통합 논의가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