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언론회, 정치인 ‘재림 예수’ 주장에 "신격화·우상화 거부"
한국교회언론회(이하 언론회, 대표 임다윗 목사)는 지난 18일 ‘정치인 신격화· 우상화는 독재로 가는 지름길’이란 제하의 논평을 냈다. ‘독재와 민주주의 훼손과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린다’란 부제도 달았다.
언론회는 "전제주의(專制主義) 국가 시대 왕이나 황제는 신(神)과 같은 존재였다. 그래서 왕은 아무리 잘못을 해도, 누구도 제대로 된 비판을 할 수 없었다. 오히려 그에게 아부하고, 아첨하는 사람들이 모여들어 결국 국가는 파탄이 나고 멸망의 길로 갈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전제주의, 왕정 국가 시대가 아니다. 그야말로 자유 민주주의가 국가의 통치이며, 근간(根幹)을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는 제2차세계대전 후에 독립 국가가 된 이후에, 정치와 경제가 동시에 민주화를 이룬 나라로, 세계에서 거의 유일한 국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이 나라에서는 자유 민주주의와 삼권분립이 흔들리는 상황을 우려하는 양식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가운데 정치 지도자를 신격화, 우상화하려는 움직임도 있어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어떤 사람들이 현 대통령을 ‘재림 예수’에 빗대어 말한다. 그들의 목적이 무엇이며, 어떤 의도인지, 혹은 무엇을 말하려는지는 모두 알 수 없으나, 일단 ‘재림 예수’로 빗대어 말한다는 그 자체가 심각한 참칭(僭稱)과 오류(誤謬)와 혼란을 만들고 있다. 이 세상의 누구라 할지라도, 인류의 구원과 심판을 위하여 오실 ‘재림 예수’와 빗대거나 견주어서는 안 된다. 이는 어떤 변명으로도 받아들일 수 없는, 신격화와 우상화를 표방하는 것이다. 정치인을 이렇게 만들려고 할 때, ‘신성 모독’과 기독교에 대한 펨훼는 차치(且置)하고서라도 수많은 문제점이 나타난다."라고 언급했다.
특히 "첫째는 자유 민주주의가 훼손된다. 자유 민주주의에서 정치 지도자는 국민들의 선택에 의하여 잠시 동안 권력을 맡는 위치이다. 그런데 마치 사람을 신과 같은 존재로 인식하게 된다면, 법과 제도가 무시되기 쉽고, 국가가 곧 지도자라는 인식으로 돌변하여 국가공동체를 큰 위험에 빠지게 만든다. 그리고 정치 지도자는 장기 집권에 대한 유혹이 생기게 된다."라고 했다.
아울러 "둘째는 사회분열 현상이 극대화된다. 정치인을 우상화했을 때,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과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뚜렷하게 양분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진영 갈등, 지역 갈등, 세대 갈등이 발생하고, 지지하는 쪽은 ‘절대선’으로, 반대하는 쪽은 ‘절대악’으로 구조화되기 쉽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셋째는 국가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 국가 운영은 정치 지도자 개인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합리성이 있어야 한다. 정책과 논리와 통계와 전문성과 국민 통합으로 국가를 운영해야 한다. 그런데 한 정치인의 개인적 성향에 의지하게 된다면 국가 시스템은 무너지고, 국제 사회로부터 외면당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국가경쟁력은 곤두박질치는 것이다"고 했다.
또 "넷째는 독재와 부정부패를 부추긴다. 한 정치인을 마치 신처럼 떠받든다면, 그가 어떤 실수를 한다 하여도, 이를 비판하고 견제해야 할 세력들의 입지를 약화시켜, 결국은 독재를 부추기는 것이 된다. 또 그를 절대적 존재로 믿는 주변인들의 부정과 부패가 크게 늘어나게 될 것이다. 이는 독재 국가들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폐단(弊端)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섯째는 책임지지 않는 정권이 될 것이다. 만약 정치 지도자를 신격화한다면, 그가 실패한 정책도 성공한 것으로 몰아가고, 그 책임은 다른 사람들이나 심지어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들에게 돌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책임지지 않는 권력은 국민들의 정서와 현실에서 멀어져, 결국 국가와 국민을 위태롭게 할 것이다. 그러므로 정치인을 ‘재림 예수’로 지칭하는 사람들은 국가와 해당 정치인을 망가뜨리고, 국민들을 우롱하며, 특히 기독교에서 하나님으로 믿는 예수 그리스도와, 그 분의 마지막 남은 인류의 심판과 구원에 대한 사명을 희화화 하는 것이 된다"고 했다.
언론회는 결론적으로 "이 세상의 누구도 신이 될 수 없고, 신으로 추앙하거나 우상화해서도 안 된다. 오히려 어리석고 미련하고 연약한 존재인 인간이 하나님께 지혜와 믿음을 구하고, 화해와 통합의 마음을 얻어, 하나님께서 잠시 맡겨주신 권력에 대하여 헌신하고, 국민들을 진정으로 섬길 수 있는 마음을 갖도록 돕고 기도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