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내부총질' 한동훈과 결별 나섰다
■ 장동혁 '단일대오' 만들기 착수 친한계 여상원 윤리위원장 사의 표명하며 '외압' 시사 친한계 추정 '尹 부부 모독 당원게시판' 진상조사 언급 한동훈 "우리는 황교안 아니다" 엇박자에 지도부 결단 "내부 총질 계속되면 내년 지방선거 필패" 절박감 반영 "새 윤리위원장 임명, 게시판 진상 밝히면 韓 퇴출 가능"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전당대회부터 언급한 ‘단일대오’ 만들기에 돌입했다. 당 윤리위원장이 사퇴 뜻을 밝혔고, 당 지도부는 ‘당원 게시판’ 사건에 대한 정리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에 정치권에선 국민의힘이 ‘당원 게시판’ 사건 진상을 밝히고 한동훈 전 대표 등 ‘내부 총질’ 가담자들과 결별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최고위원은 18일 채널A 라디오 ‘정치 시그널’에 출연해 “한 전 대표가 출마 뜻이 있다면 ‘당원 게시판’ 논란부터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 수석최고위원은 “한 전 대표가 잘못된 일을 했다면 정확히 소명해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한 전 대표가 ‘과거 일에 대해 따져 묻지 말았으면 좋겠다’라는 태도는 취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본인이 떳떳하게 ‘당원 게시판 사건은 이런 이유에서 했다. 당에서 판단 하시라’고 나서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당원 게시판’ 논란은 지난해 11월경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건희는 개목줄 채워서 가둬놔야 돼’ 등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인격 모독성 글이 다량 올라 왔는데, 글 작성자가 한 전 대표와 그의 일가족일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준 사건을 말한다.
공교롭게도 신 수석최고위원의 발언이 있기 전날 17일 여상원 국민의힘 윤리위원장이 사퇴 뜻을 밝혔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여 위원장은 이날 한 언론사와의 통화에서 “당 입장이 그렇다면(사퇴를 원한다면) 그렇게(사퇴처리) 하라고 한 것”이라며 사실상 외압에 의해 물러난다는 뜻을 내비쳤다. 또한 “김종혁 전 최고위원의 윤리위 결과가 (장동혁) 대표 생각과 다르게 나오지 않았나”라며 당 지도부의 묵시적 사퇴 요구 배경을 추측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김 전 최고위원의 윤리위 결과 때문보단 장 대표의 ‘단일대오’ 형성 전초 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장 대표는 지난 8월 전당대회 과정에서부터 ‘단일대오’를 강조해 왔다. 이른바 ‘내부 총질’을 근절해야만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취지다.
하지만 최근 한 전 대표는 당 지도부에 대한 비난을 시작했다. 장 대표는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항소포기 규탄대회’에서 범 우파 정당들이 연대해야 한다는 뜻으로 “우리가 황교안이다”라고 외쳤다. 그러나 한 전 대표는 14일 JTBC에 출연해 “우리는 황교안 아니다”라며 장 대표를 직격했다. 이 밖에 친한계 인사들도 국민의힘 지도부를 향한 비판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9월 이호선 국민대학교 법과대학장을 신임 당무감사위원장에 임명했다. 당무감사위원장은 일종의 당내 검찰 역할로 감사하고, 징계 수위를 구형한다. 그러나 최종 결정은 당 윤리위원회가 맡는다. 당무감사위원장이 ‘당원 게시판’ 사건 진상을 입증하더라도 친한계 윤리위원장이 버티고 있으면 징계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또한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치르려면 1월까지는 대략적인 대진표 초안이 나와야 하는데, 여 위원장이 1월까지 자신의 임기를 모두 채우면 ‘당원 게시판’ 사건을 밝혀내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에 장 대표가 미리 칼을 빼 들었다는 해석도 나왔다.
하지만 여 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밝혔고, 신임 윤리위원장이 임명되면 ‘당원 게시판’ 사건 진상이 밝혀지고 징계도 가능하단 의견이 지배적이다. 아울러 한 전 대표가 개입돼 있다면, 그와 친한계 인사들에 대한 소탕도 전격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