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곧 나 자신" 톰 크루즈, 44년 만에 오스카상 수상

"영화 업계 위해 항상 모든 일을 다할 것"

2025-11-18     문은주 기자
할리우드 배우 겸 프로듀서 톰 크루즈가 16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오베이션 할리우드 레이 돌비 볼룸에서 열린 제16회 거버너스 어워즈 시상식 무대에서 트로피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연합

오랫동안 오스카상과 인연이 없었던 할리우드 배우 톰 크루즈가 40여 년 만에 무관의 한을 풀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연예매체 피플 등 외신에 따르면 크루즈는 전날 밤 로스앤젤레스(LA) 할리우드 레이 돌비 볼룸에서 열린 제16회 거버너스 어워즈(Governors Awards)에서 아카데미 공로상을 받았다. 아카데미 공로상은 평생 뛰어난 업적을 쌓거나 영화 예술에 특별히 기여한 인물에게 수여된다. 크루즈는 "영화는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도록 해준다. 우리가 어디에서 왔든 극장에서 함께 웃고 느끼며 희망을 품는다"며 "그것이 바로 이 영화의 힘이자 영화가 중요한 이유다. 그러니 영화 제작은 제가 ‘하는 일’이 아니라 바로 저 자신이다"라는 수상 소감을 남겼다.

미국 대중매체 버라이어티는 이날 "크루즈가 블록버스터급 수상 소감을 남겼다"고 평가했고, USA투데이는 이날 "톰 크루즈에게 오스카상을 수상하는 것은 더 이상 ‘미션 임파서블’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유난히 상복이 없었던 크루즈가 44년 만에 이 시상식의 트로피를 품에 안은 점을 빗댄 것이다. 과거 크루즈는 ‘7월 4일생’(1990), ‘제리 맥과이어’(1997), ‘매그놀리아’(2000), ‘탑건: 매버릭’(2023) 등의 작품으로 아카데미 연기상 후보에 3차례, 제작자로서 작품상 후보에 1차례 올랐으나 모두 수상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번 공로상 수상은 크루즈가 영화계에 데뷔한 1981년 이후 44년 만이며, 아카데미 후보에 처음 지명된 1990년 이후 35년 만이다. 객석의 동료 영화인들은 이번 시상식에서 크루즈의 이름이 호명되자 약 2분간 기립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이날 크루즈에게 공로상 트로피를 건넨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이것이 그의 첫 오스카상일지 모르지만, 내가 보고 경험한 바로는 이것이 마지막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크루즈는 지난 수개월간 이냐리투 감독과 함께 내년 개봉 예정인 영화 촬영을 해왔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극장이 폐쇄됐을 때 영화 산업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하면서 업계 귀감이 됐던 크루즈는 "영화 업계를 돕기 위해 항상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며 "바로 새로운 목소리를 지지하고 옹호하며, 영화를 강력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다만 더 이상 뼈가 부러지지 않기를 바란다"는 위트 있는 표현으로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