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2월 금리 인하냐, 동결이냐...연준내 의견차 극명

2025-11-18     채수종 기자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의장이 지난 10월 29일(현지시간) 워싱턴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건물에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

오는 12월 9∼10일 열릴 12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참여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회 위원들간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견해차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동결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 미 연준 이사는 1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공개행사 연설에서 "기저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에 근접하고 노동시장 약화 증거가 있는 상황에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하하는 것을 지지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내 관심은 노동시장이며, 고용이 수개월간의 약화를 지속한 상황에서 이번주 발표가 예정된 9월 고용보고서나 이후 몇주 간 나올 다른 지표가 (12월 회의에서) 추가 인하가 필요하다는 내 견해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경제 책사 출신인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도 지난달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금리 인하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입장을 명확하게 고수해왔다.

차기 연준 의장 후보군에 꼽히는 미셸 보먼 연준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 역시 노동시장 약화에 관한 기존 입장을 고려할 때 12월 FOMC에서 금리 인하에 찬성 의견을 낼 가능성이 크다고 월가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12월 금리 결정 투표권을 가진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지난 12일 연설에서 "당분간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게 적절할 것 같다"라고 이례적으로 명확한 금리 동결 입장을 낸 바 있다. 역시 12월 투표권을 지닌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13일 추가 금리 인하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11월 FOMC에서 금리 인하를 반대한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까지 포함하면 12월 금리 인하에 명시적으로 반대하는 연준 위원은 최소 3명으로 추산된다. 연준 내 중도파로 평가받는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은 이날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우리는 (정책 수준을) 경제를 자극하지도 제한하지도 않는 중립 수준으로 변경해왔다"며 "(고용 및 인플레이션 간) 진화하는 위험 균형은 (통화 완화) 진행 속도를 늦춰야 할 필요성을 강조한다"라고 밝혔다.

연준 의원들의 엇갈린 주장 속에서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동결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주요 투자은행(IB) 10곳 중 뱅크오브아메리카와 노무라 등 2곳이 연준의 연내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지난달 초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연내 한 차례 인하를, 노무라는 두 차례 인하를 예상했다가 이달 초 모두 연내 동결로 전망을 바꿨다.

그사이 지난달 말 한 차례 인하가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노무라가 인하 횟수 전망을 축소 변경한 셈이다. 선물시장에 반영된 연준의 정책금리 전망도 한 달 전과 달라졌다. 지난달 3일 기준으로 올해 12월 연 3.64%, 내년 1월 3.53%, 3월 3.41%, 4월 3.35%가 예상됐으나, 이달 10일에는 각 3.72%, 3.62%, 3.52%, 3.46%로 0.1%p 정도씩 높아졌다.

실제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은 이달 17일 기준 연준이 12월 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57.1%, 0.25%포인트(p) 인하할 확률을 42.9%로 각각 반영했다.

그러나 주요 IB는 연준이 내년 말까지 금리를 세 차례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의견을 모아가는 분위기다. 주요 IB 10곳 중 과반인 6곳은 연준의 최종 금리를 연 3.25%(상단 기준)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기준금리가 연 3.75∼4.00%인 만큼 0.25%p씩 세 차례 더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