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더지처럼 튀어나오는 한동훈
‘배신자’ 원톱을 찍어버린 초단기 정치 퇴물 한동훈이, 언론을 활용해 존재감을 드러내려 애쓰는 중이다.
원래 3류 정치인은 존재감이 사라질수록 더 요란하게 몸부림치는 법이라지만, 최근 그가 보이는 행태는 그저 이슈만 보이면 달려드는 ‘사이버 렉카’ 수준도 못 되는 듯하다. 논란의 불씨만 보이면 사사건건 끼어들어 시비를 걸고, X세대 정의감을 뽐내는 ‘좌파식 영피프티’의 전형이다.
대장동과 조국 문제를 다시 꺼내 들어 언론에 나서는 것도 그 연장선일 것이다. 조국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했다가 무시와 조롱을 서로 주고받았다. 자신에게 유리해 보이는 주제나 인물을 붙잡고 마치 정의의 사도로 나서는 척하지만, 더 이상 그를 정의롭다 착각하는 사람은 없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에게 "탈영병" 운운하며 시비를 건 것 또한 같은 맥락이다.
홍 전 시장도 비호감 오명을 쓰고 상대적으로 지지 기반을 많이 잃어버리기는 했지만, 과연 한동훈 편에서 홍 전 시장을 비난하는 자가 몇이나 되겠나. 황교안 전 총리, 장동혁 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막무가내식 시비 걸기’도 마찬가지다.
윤석열 대통령 집권 초, 한동훈은 대여 공세의 선봉장처럼 행세하며 갑작스러운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그 시절의 ‘인기’는 한동훈 자체의 실력에서 나온 것이 아니었다. 그를 끌어올린 건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단단한 토양이었다. 그는 그것을 자신의 능력으로 오해한 채 너무 빨리 속내를 드러냈다. 말 그대로 자신을 ‘업어 키운’ 대통령의 등에 칼을 꽂았고, 진영을 박살냈다.
그런 그가 예전처럼 언론을 등에 업으면 회복될 줄 아는 모양이다. 그러나 너무 얕은 수인데다 이미 너무 늦었고, 돌이키기에는 너무 멀리 갔다. 그에게는 더 이상 그를 믿는 대중의 열기도, 바보같이 믿어주던 윤석열 대통령도 없다. 구태 보수 진영의 과거 공식에 사로잡혀 그를 찬양하는 조갑제씨 정도나 있을까.
어찌 됐든 대한민국 현대사에 희대의 배신자로 길이 남을 한동훈에게 다시 돌아갈 기회 따위는 없다. 그에게 남은 길은 정치 생태계에서의 완전한 퇴장과 법적·도덕적 책임을 지는 것뿐이다. 게다가 자유 우파 진영은 한동훈의 전매특허였던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의 허상을 극복하고 본질적인 이념 회복에 대한 욕구가 충만한 상태다.
특히 수도권과 청년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을 통해 대한민국 위기 상황을 알게 됐고, 자유를 지켜내는 투쟁의 최전선에 서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중국의 야욕이 계속되는 한 이러한 현상은 더 확산할 것이다.
대상의 체급에 비해 호사로울 만큼 말이 길었다. 더 말할 것도 없이 한동훈씨는 그냥 하던 과자 먹방 유튜브나 계속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