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학술원, 개혁주의 영성총서 제12권 출간
‘한국교회의 새 방향’ 모색한 5개년 포럼 연구 성과 집대성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이 개혁주의 영성총서 제12권 ‘한국교회의 새 방향을 향한 한국교회의 과제와 소망’을 출간했다. 이번 책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이어진 5차례 포럼에서 교계 원로 학자들과 목회자들이 발표한 주요 논문·발제문을 정리해 한 권으로 묶은 것으로 한국교회가 시대 앞에서 감당해야 할 소명과 미래적 방향을 다각도로 조망하고 있다.
제1부(2016) ‘한국교회와 사회의 과제와 소망’ 개회사에서 김영한 원장은 ‘예수의 자기비움’을 한국교회의 영적 표상으로 제시하며 "교회가 사회의 소외자 편에 서고 어둠을 밝히는 공적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경배 교수(전 서울장신대 총장)는 "한국 정치권의 극심한 이념갈등을 비판하며 보수·진보가 서로를 저주의 대상처럼 여기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국민 개개인의 작은 예의가 사회 분위기를 일으키고 국가의 품격을 높이는 기초"라며 "각자의 직분에서 성실함과 타인 존중의 정신을 회복할 것"을 제언했다.
제2부(2017) ‘한국사회를 향한 교회의 과제와 소망’에서는 박봉배 교수(전 감신대 총장)가 건강한 사회의 핵심을 "정의가 실현되고 인간의 기본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라고 규정했다. 특히 "정치권력이 특정 집단에 집중되지 않는 구조, 그리고 공동체를 섬기는 ‘종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교회의 갱신운동 역시 건강한 사회 형성을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지적했다.
제3부(2018) ‘한국사회를 향한 교회의 소명’에서 김상복 목사(전 횃불트리니티 총장)는 교회의 본질적 사명으로 ‘세계를 품는 사랑’을 제시했다. 그는 1991년 소련 공산체제 붕괴 당시 할렐루야교회의 대응 사례를 소개했다. 당시 모스크바 시민 세 명이 시위 중 탱크에 깔려 숨진 사건을 접한 교회는 즉시 유가족을 위한 기도와 특별헌금을 진행하고, 엘친 대통령에게 위로 서신과 헌금을 보내 전달을 요청했다. 수개월 뒤 러시아 대사가 직접 엘친의 친필 감사편지를 들고 내방한 일화는 한국교회의 공적 책임을 보여주는 사례로 제시됐다.
제4부(2019) ‘한국사회를 향한 교회의 과제’를 다룬 이정익 목사(신촌성결교회 원로)는 한국교회가 시대 앞에서 가장 시급히 회복해야 할 요소로 종교다움을 꼽았다. 그는 "교회가 진정성·공감성·일치성·정체성·성결성을 회복해야 하며, 예산 규모보다 ‘교회다움의 신뢰’를 먼저 세우는 것이 한국사회에 대한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제5부(2020) ‘한국사회를 향한 교회의 소명’에서 정성구 박사(전 총신대 총장)는 "세상에는 중립이 없다"며 "진리와 비진리의 분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교회와 국가는 모두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다는 관점에서 ‘정교분리’가 아니라 ‘정교구분’의 원리를 제시했다. 그는 "정권이 반도덕적·반윤리적 방향으로 흐를 경우 교회가 이에 항거할 수 있다"고 보며, "목회자들이 중립을 빌미로 좌우 문제를 회피하는 태도를 성경적·종교개혁적 관점에서 재고해야 한다"고 직언했다.
한편, 이번 출간본은 지난 5년간 한국교회 원로 학자들과 지도자들이 쌓아온 신학적·사회적 성찰을 종합해 한국교회가 향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체계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연구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