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인가 '절박'인가...독해진 국힘 "재명은 재앙" "히틀러"
■ '대장동 항소 포기' 이후 공세 최고조 장동혁 '대통령' 호칭 빼고 '李는 존재 자체가 재앙" 주진우도 보좌관 메시지 읽은 정성호에 "앵무새" "이재명 대통령" 박형수 발언에 호칭 빼라 항의 빗발 "자극적일 수 있지만 독재로 가는 상황 상징적 표현" 내년 지방선거 앞두고 당과 국운에 대한 절박감 반영
국민의힘이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한 공세 강도를 최고 수위로 끌어올리며 ‘선명성 투쟁’에 나서고 있다. 실제 여·야 지지층 모두에서 현 정부의 독재 가능성 우려가 커지는 만큼, 더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단 이야기도 나온다.
13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통령을 ‘히틀러’에 비유했다. 그는 “3개 특검의 무도한 칼춤과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를 보면서 히틀러의 망령이 어른거린다”며 “히틀러는 자기 측 사건은 덮고 반대파 사건은 확대기소하는 선택적 사법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날 주진우 국민의힘의원도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앵무새’로 칭했다. 그는 조상호 법무부 장관 보좌관이 정 장관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를 두고 “조 보좌관이 정 장관 상사 같았다”며 “정 장관은 보내준 내용 그대로 읊었다. 앵무새 같았다”고 말했다.
12일 ‘대장동 일당 7400억 국고 환수 촉구 및 검찰 항소포기 외압 규탄대회’에서 국힘 지도부의 발언은 더 강력했다. 장 대표는 “지금 대한민국은 시민들의 분노로 가득 차 있다. 오직 한 사람, 대한민국을 말아먹고 있는 이재명 때문”이라며 “이재명은 그 존재 자체로 대한민국의 재앙이다. 재명이 아니라 재앙”이라고 말했다.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 재임 당시 국가적 재앙이 많이 발생하자 ‘문재앙’이라고 불렀던 사례를 연상시켰다.
이날 장 대표는 “이재명을 끝내야 한다”, “대장동 게이트의 몸통은 이재명”이라 말하며 연설 내내 ‘대통령’ 호칭을 생략했다.
장 대표에 앞서 연단에 오른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연설 도중 ‘이재명 대통령’이라고 호칭을 붙였다. 이에 국회에 모인 지지 당원들은 “대통령 호칭 빼라”며 즉각 항의했는데, 장 대표 역시 이러한 지지층의 뜻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국회 장외투쟁에 참석했던 국민의힘 박현우 영등포구의회 의원은 1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국힘 지도부의 표현이 조금 자극적일 수 있겠지만, 권위주의 독재로 가는 상황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모두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지역구 내 민주당 당원분들도 현 정부의 독재 가능성을 우려하신다”며 “(민주당원들도) 국민의힘이 더 선명하게 싸워줬으면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러한 현상을 “지선을 앞두고 독재로 향하는 것에 대한 국민들의 절박함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 의원은 “여당과의 선명한 투쟁을 하면 할수록 내부 결속도 잘 다져질 것이라 본다”면서 “진짜 문제가 되는 것은 정치권에서 일어나는 ‘실언’이나 ‘망언’”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정치권에선 이 같은 ‘선명한 발언’이 핵심 지지층 결집에 꽤 효과적이라는 평가다. 공세적 메시지가 ‘우리 편이 적극 대응하고 있다’는 신호로 작용해 대중 동원력을 높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를 치렀던 손수조 현 미디어대변인도 13일 본지 통화에서 “이재명 재판 재개 여론도 절반이 넘었고, 항소포기 사건도 국민들이 도를 넘는다고 보고 있다”면서 “국민의힘 입장에서 민심을 반영한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중도층 이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손 대변인은 “중도층이 보기에도 지금 상황은 비정상적”이라며 “우리는 아주 상식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당의 선명한 발언은) 중도층에게도 충분한 소구력을 가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