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 김미란의 《그래도 나는 행복한 사람》

긍정의 정신으로 파킨슨병과 함께하는 지혜

2025-10-24     이한빛 기자

뜻밖에 찾아온 파킨슨병으로 공직을 명예퇴직한 김미란의 자전적 에세이집 그래도 나는 행복한 사람(도서출판 소락원)이 출간됐다.

파킨슨병 진단으로 받은 충격과 고통, 원망을 뒤로하고 저자는 이제 파킨슨 씨와 친구가 됐다고 한다. 저자는 출간에 앞서 파킨슨병 환자의 시간은 길고도 외롭다파킨슨병 환자와 그 가족, 지인 등 뇌 건강을 위해 노력하는 분들과 삶과 아픔그 속에서의 행복을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책에는 희귀 난치성 질환인 파킨슨병에 대처하며 하루하루 의미 있는 삶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과 건강할 때는 미처 보지 못한 주변과의 관계, 소소한 것들의 아름다움, 얼마가 될지 모르는 남은 시간에 대한 소중함 등이 절절히 녹아 있다. 자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도 절제된 언어로 써 내려갔다.

박인기 경인교대 명예교수는 발문(跋文)에서 김미란의 글은 자기를 드러냄에 있어서 매우 솔직하다는 것과 강한 주체적 자아를 통해 생의 고통을 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며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현실의 그는 행복하지 못한 조건과 싸우면서도 나는 행복하다의 정신을 향하고, 마음을 지키기 위해 범상치 않은 노력을 한다고 설명했다.

저자의 글이 자기 생()의 의미를 찾아 나서는 솔직하고도 성실한 자기 탐구의 여행처럼 읽힌다는 것이다. 글쓰기가 단순히 문장을 생산해 내는 기계적인 작업이 아니라 깊은 사색과 성찰과 재발견, 그리고 생의 편린을 의미 있게 편집하는(editing) 정신적 과정임을 우리는 배운다.

환희와 고통이 점철되는 작가의 인생에 아름답고 넉넉한 축복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늘 내려오기를 기대한다. 그의 글쓰기가 끊임없이 지속되기를 바라며.

김미란=1960년 충북 음성에서 태어나 교사인 아버지의 잦은 전근으로 1975년 김천여고에 입학하고, 이듬해 가족과 합류하기 위해 전학해 1978년 상주여고를 졸업했다. 공직 생활을 하며 2004년 한국방송통신대 행정학과를 마쳤다. 고등학교 졸업 후 패션업계 명장의 꿈을 안고 천안, 대구 등에서 5년 동안 양장 기술을 익혔다. 그러나 기성복의 대량 생산으로 수작업 맞춤인 양장업이 사양길로 들어서자 공무원으로 직업을 전환했다. 2011년 파킨슨병 진단을 받고 201430년의 공직 생활을 명예퇴직했다. 저서로 그림책 하늘을 나는 제비처럼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