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심재훈의 《육십이 넘어서 한 생각들》

메릴랜드 고요한 숲길에서 부는 사색의 바람

2025-11-07     이한빛 기자

낯선 땅에서 뿌리 내린 이민자의 고독과 방황, 이를 극복하고 얻은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에세이집 육십이 넘어서 한 생각들(도서출판 소락원)이 출간됐다.

책을 펼치는 순간, 우리는 메릴랜드의 고요한 숲길을 겨울부채라는 필명의 작가와 함께 걸어가며 그 길 위에서 자신을 향한 질문을 던지고, 마침내 삶의 결을 찾아내는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육십의 문턱을 넘어선다는 것은, 삶의 언어가 조금씩 달라진다는 뜻이라며 젊은 날의 언어가 꿈과 열정, 성취의 어휘로 가득했다면, 이제는 고요와 성찰, 그리고 감사의 음절들이 더 자주 입술에 맴돌고 가슴으로 다가온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육십이 넘어서 겨우 알아낸 것은 죽음을 두려움이 아닌 평화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내가 되고 싶다는 것이었다인생은 유한하지만, 그 유한함 속에서 영원을 어루만질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인간의 가치는 거대한 업적이 아닌, 누군가의 마음에 오래 남은 온기라는 것이다. 타인에게 건네는 미소 하나, 기억 속에 남은 따뜻한 손길, 지치고 힘든 이를 일으켜 준 작은 위로, 그 모든 순간이 인간의 소중한 가치를 드러낸다는 것을 작가는 경험으로 털어놓는다.

이종국 워싱턴 한국일보 편집국장은 작가는 세속의 덧없음 속에서도 꿋꿋이 인간다움이라는 가치의 깃발을 세우며 때로는 산들바람처럼 부드럽고 서정적인 멜로디로, 때로는 뚝심있는 노스탤지어의 화음으로 독자의 영혼 깊숙한 곳을 조용히 울린다고 했다.

이완홍(바나바스) 미국 성공회 사제도 추천사에서 이 책의 글들이 독자들과 나누어질 때 어느 부분에서 겹치는 공감의 자리가 만들어지고, 그곳에 자신들의 이야기가 들어갈 수 있는 의미 있는 수필이라고 평가했다.

심재훈(겨울부채)=강릉 출생, 미국 메릴랜드 클락스버그 거주, 미주 한국일보 공모전 시 부문 당선(2019), 월간 문학세계 신인상 수상(2020), 재미수필문학가협회 신인상 수상(2020), 재외동포청 동포문학상 소설 부문 수상(2023), 수필집 그냥, 시집 그 저녁 무렵부터, 소설집 스틱스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