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불장’ 속 개인 54%는 평균 931만원 손실 중

2025-11-10     채수종 기자
코스피 ‘불장’ 속에서도 개인투자자 54%는 수익률이 마이너스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개인 투자자들은 포스코홀딩스 종목에서 가장 크게 물린 것으로 밝혀졌다. /연합

코스피 ‘불장’ 속에서도 플러스(+) 수익을 내고 있는 개인 투자자가 절반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NH투자증권이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국내 주식 잔고를 보유한 고객 240만명의 계좌를 분석한 결과, 손실이 발생한 투자자 비율이 54%로 조사됐다. 이날은 장중 코스피 지수 4100을 처음 돌파한 날이다. 해당일 기준으로 NH투자증권에 국내 주식 잔고를 보유한 240만1502명 가운데 손실이 발생한 투자자는 131만2296명(54.6%)이었다. 이들의 손실 금액은 12조2154억원으로, 1인당 평균 931만원의 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손실액을 금액별로 나눠보면 10만원 이상~100만원 미만 손실이 발생한 투자자 수가 34만9084명(26.6%)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0만원 미만 31만1107명(23.7%) ▲300만원 이상~1000만원 이하 21만2944명(16.2%) ▲100만원 이상~300만원 미만 20만5765명(15.7%) 등의 순이었다. 그 외 1000만원 이상~3000만원 미만이 13만9249명(10.6%)이었으며, 5000만원 이상 손실을 기록 중인 투자자도 5만3405명(4.1%)을 기록했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와 50대 중년층의 투자 성적이 좋지 못했다. 특히 50대는 60.1%(34만7285명)가 손실 상황으로 나타났으며 40대도 59.7%(32만158명)가 손실을 보고 있다. 40~50대 10명 중 6명은 주식 수익률이 마이너스(-)라는 의미다. 가장 손실 발생 비율이 낮은 연령대는 미성년(33.9%, 3만3231명)이었다. 20대도 손실 비율이 44.3%(10만8737명)로 낮은 편이었다. 30대의 손실 발생 비율은 절반 정도인 52.1%(25만8258명)였다. 손실금액 면에서는 60대 이상 투자자의 손실액이 평균 1369만원으로 가장 컸다. 50대는 평균 1257만원, 40대는 929만원, 30대는 479만원, 20대는 215만원, 미성년 153만원 등 연령대가 낮을수록 손실액이 적었다. 투자금액별로 손실 비율을 보면 총 매입 금액이 3억원 이상인 투자자의 손실 비율이 62.0%로 가장 높았다. 1억원 이상~3억원 미만 투자 고객의 손실 비율도 57.9%로 높은 편이었고, 나머지 투자 금액대 구간에서도 모두 50%대 수준이었다.

 
/그래픽=박덕영 기자

손실 투자자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종목은 포스코홀딩스였다. 전체 손실 금액에서 해당 종목의 손실 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포스코홀딩스가 2.7%로 가장 높았다. 이 외에 카카오(손실금액 비중 2.2%), 금양(1.7%), 에코프로비엠(1.7%), 에코프로(1.3%), 셀트리온(1.2%), SK바이오사이언스(1.0%) 등도 손실금액 비중이 높았다.

이들 종목 가운데 카카오를 보유한 고객이 15만4021명으로 가장 많았다. 계좌가 손실 상태인 고객 131만2296명 가운데 8.5%는 카카오를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다는 의미다. 카카오 주가는 2021년 16만원대까지 치솟았으나, 현재는 6만원 선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카카오 주가가 급등했을 당시 매수했다가 가격이 하락하자 주가가 오를 때까지 ‘버티기’에 들어간 투자자들이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또 손실 고객 중 7만751명은 포스코홀딩스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 주식을 보유한 고객은 각각 5만6605명, 5만595명으로 나타났다. 2023년께 2차전지주가 주목받으며 급등했을 때 대장주로 손꼽히던 종목들이다.

반대로 수익이 발생한 고객이 가장 많이 보유한 종목은 삼성전자(41만78명)였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3월 중순 5만원대에서 이달에 11만원대까지 치솟았다. 삼성전자의 수익금 비중은 19.5%에 달했다. 삼성전자 우선주를 가진 수익 고객도 10만1488명이었다. SK하이닉스도 수익금액 비중이 9.0%, 잔고 보유 고객 수가 9만2359명으로 집계돼 반도체 업종의 상승세가 투자자들의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