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하무인 내로남불 절정에 오른 민주당
장면1. 폭우로 인해 다수의 실종자가 발생했던 2023년 7월, 경북 예천에서 민간인 실종자 수색작업을 하던 해병대 대원 몇 명이 급류에 휘말렸다. 다른 대원이 무사히 복귀한 것과 달리 채수근 상병은 실종됐고, 결국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다.
군 사망사건은 경찰이 수사하도록 민주당이 법을 개정했기에, 해병대 수사단은 구조를 지시한 지휘관들을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첩한다. 문제는 사단장까지 포함시킨 것, 그 바람에 윤 전 대통령이 격노했고, 결국 사단장은 죄명을 빼고 이첩했다는 게 박정훈 수사단장의 주장이다.
군인 신분인 그가 각종 언론매체에 나와 ‘외압이 있었다’고 떠드는 바람에 이 사건은 졸지에 국가를 뒤흔드는 사건으로 비화되는데, 경찰은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사단장을 수사한 끝에 ‘불송치’ 처분을 내린다.
물론 이 정도로 포기할 민주당이 아니었다. 윤 정권 시절 여러 차례 특검법을 발의하더니, 정권을 잡고 난 뒤엔 결국 특검팀을 만들어 사단장을 구속시키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채해병 특검이 거둔 성과는 그게 전부, 원래 밝히겠다던 대통령의 외압은 근처에도 못간 모양이다.
장면2. 2025년 3월 7일, 서울중앙지법은 윤 전 대통령이 낸 구속취소 청구를 인용했다. 지난 1월 서부지법의 결정으로 50일 넘게 구금됐던 윤통이 풀려나게 된 것. 법원이 댄 이유는 두 가지였다. 시간 단위로 계산할 때 구속기간이 이미 만료된 데다, 공수처의 수사 범위에 내란죄가 포함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구속취소가 윤통의 무죄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고, 도주 우려가 없는 전직 대통령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건 어찌 보면 당연했지만, 좌파들은 이 결정에 분노했다. 그때만 해도 판사를 건드리는 건 득보다 실이 많을 터였기에, 그들의 분노는 검찰에게로 향했다. "검찰이 구속시간을 잘못 계산한 게 고의 아니냐?"는 것, 그러면서 좌파들은 검찰이 즉각 항고할 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검찰이 "인신구속과 관련된 즉시항고를 위헌으로 판단한 헌법재판소의 판례"를 이유로 들며 항고를 포기하자 좌파들은 검찰총장 심우정에게 온갖 악담을 퍼붓기 시작한다. ‘도주 원조죄 혐의로 고발할 것이다’ ‘탄핵하겠다’는 협박은 그 시작이었다. 민주당이 직권남용 혐의로 심 총장을 고발하더니, 고발 전문 좌파 시민단체가 그의 자녀에게 특혜채용. 장학금 의혹이 있다며 고발했고, 민주당은 ‘내란가담. 특혜채용’ 등을 이유로 심우정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했다.
전방위적인 검찰총장 죽이기가 계속되는 동안에도 꿋꿋이 버티던 심우정은 이재명이 정권을 잡은 지 한 달을 채 버티지 못한 채 사퇴하고 만다, 이게 다 ‘항고 포기’가 불러온 후폭풍이었다.
장면3. 2025년 11월 8일, 정진우 중앙지검장이 사표를 냈다. 얼마 전 1심 판결이 나온 대장동 일당에 대해 검찰이 항소를 포기한 것에 책임진 것이다. 김만배를 비롯한 대장동 일당은 각각 징역 4년-6년의 형을 선고받았지만, 검찰 구형량에 미치지 못했기에 항소는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
그런데도 항소 포기를 한 건 바로 외압 때문, 언론보도에 따르면 항소 마감일인 7일 대장동 수사팀은 모든 내부절차를 마무리하고 항소장을 제출하려 했지만, 대검 반부패부가 갑자기 항소 포기를 지시했단다. 공판부에서는 ‘사표를 쓰고 부장검사 전결로 항소장을 제출하자’는 의견까지 냈지만, 대검이 끝내 항소를 불허하는 바람에 결국 항소가 무산됐다.
지난 6일 대검 지휘부 보고가 끝날 때까지도 이견이 없었던 것으로 보아 법무부나 그 위의 존재가 개입했다는 얘기. 그 바람에 2심은 대장동 일당의 억울한 사정만을 고려해 형량을 결정하게 됐다.
위 두 장면에서 본 바와 같이 민주당이 특히 싫어하는 건 두 가지, 하나는 외압이고 다른 하나는 항고(또는 항소) 포기다. 그런데 이번 건에선 이 두 가지가 결합됐으니 민주당이 누구보다 거품을 물어야 하건만, 이게 웬일인가. 민주당은 너무도 온건한 성명을 냈다!
항소 포기는 "검찰의 법리 판단에 근거한 것이며, 무분별한 항소 관행을 자제하기로 한 방침에 따른 것"이라니, 이런 내로남불 집단이 세상에 어디 있단 말인가? 심지어 "항소 포기가 아니라 항소 자제"라고 말장난까지 하는 걸 보면, 어째 정권을 잡기 전보다 내로남불이 더 심해진 모양이다.
앞으로 이 집단이 코스피 4000 붕괴에 대해 ‘붕괴 대신 숨고르기’란 말을 쓰라고 하고, 민주당 대변인인 김지호가 ‘김ㅎㅈ는 사실 나다’라고 우겨도 너무 놀라지 말자. 이런 거에 일일이 놀라면, 수명만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