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회장, 트럼프에 'FIFA 평화상' 선물할지 주목

12월 5일 북중미 월드컵 조 추첨 행사에서 발표 예정

2025-11-06     문은주 기자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오른쪽)이 10월 13일(현지) 이집트 샤름 엘셰이크에서 열린 가자 전쟁 종식을 위한 세계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국제축구연맹(FIFA)이 자체 평화상을 신설한다고 밝힌 가운데 첫 수상자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명될지 주목된다.

5일(이하 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내년 FIFA 북중미 월드컵 조 추첨 장소인 미국 워싱턴 DC 케네디센터에서 FIFA 평화상(FIFA Peace Prize) 수상자를 발표한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 제정된 이 상은 평화를 위해 탁월한 행동을 한 개인을 대상으로 매년 시상한다는 계획이다. 인판티노 회장은 "점점 더 불안하고 분열되는 세상에서 갈등을 종식시키고 평화의 정신으로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공헌을 기리는 것은 필수적이다"라며 "스포츠가 갈등을 해결할 수는 없지만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외신들은 FIFA 평화상의 첫 수상자로 트럼프 대통령이 낙점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을 갖고 있는 인판티노 회장이 최근 노벨평화상 수상에 실패한 트럼프 대통령을 달래주기 위해 갑자기 평화상을 구상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달 초 노벨상 수상자 발표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평화상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던 인판티노 회장은 최근 한 달간 평화를 주제로 여러 무대에 올랐다. 가자지구 휴전이 발효된 직후인 10월 13일 이집트에서 열린 정상회담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참석했고 10월 28일 리야드에서는 투자자들을 향해 "축구는 행복에 투자하고 화합을 증진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FIFA 내부에서도 정치적 중립성을 위반할 수 있는 부적절한 행태라는 비판이 나올 정도로 트럼프 대통령과이 친분을 과시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재집권한 이후 백악관 방문이 잦아졌고 미국이 2026년 월드컵 공동 개최국으로 선정된 뒤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뉴욕 자택인 트럼프 타워에 FIFA 사무실을 열기도 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FIFA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를 2026년 월드컵 티켓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지원받는 1억 달러 규모의 교육 프로젝트 이사회에 임명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과 또 다른 연결고리를 만들었다"며 "트럼프 행정부와 FIFA가 긴밀히 협력하는 모습은 축구가 정치를 넘어 존재한다는 인판티노의 주장을 시험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