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장중 6% 넘게 폭락...사이드카 발동
‘파죽지세’로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던 코스피가 5일 2%넘게 급락하며 4000선을 간신히 지켜냈다. 국내 증시의 급락은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에다, 미국 뉴욕 증시에서 ‘버블 논란’에 시달리던 인공지능(AI) 관련주가 크게 하락하면서 하방압력을 받았다. 간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이 2.04%(486.09포인트) 떨어지자, 그동안 국내 증시 상승을 견인해 오던 대형 반도체주들이 일제히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폭락장을 연출했다. 골드만 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12~24개월 주식시장이 10~20%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보다 117.32포인트(2.85%) 하락한 4004.42로 거래를 마치며 이틀 연속 하락했다. 코스피는 장중 6% 넘게 폭락하며 지수 3900선이 무너지기도 했으나, 오후 들어 2%대 하락으로 선방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2조5187억원을 순매도 하며 이틀 연속 2조원 넘는 투매를 지속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도 847억원 ‘팔자’를 나타냈다. 반면 개인은 2조5660원 순매수하며 이틀째 외국인 매물을 받아냈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4.10% 하락했으나 간신히 ‘10만 전자’를 지켜냈다. SK하이닉스도 1.19% 하락해 57만원 대로 내려 앉았다.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 모두 매도 사이드카가 연이어 발동되기도 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사이드카가 함께 발동된 것은 지난해 8월5일 ‘블랙먼데이’ 이후 1년3개월 만이다. 사이드카는 선물 가격이 전 거래일 종가 대비 5%(코스피), 6%(코스닥) 이상 등락을 해 1분 이상 지속될 때 현물 시장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식시장 선물·현물 매매를 5분동안 중단시키는 제도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미국발 AI 버블 우려를 반영하며 대형주를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됐다"며 "그동안 코스피 상승폭이 컸던 만큼 낙폭도 컸다"고 설명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24.68포인트(2.66%) 떨어진 901.89로 장을 마쳤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일보다 11.5원 오른 1449.4원이다. 이날 주간 거래 종가는 지난 4월 11일(1449.9원) 이후 약 7개월 만에 최고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