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韓이 원하면 핵무장 지지할 것"

■ 트럼프 최측근 프레드 플라이츠 "바이든 때와 상황 달라졌다" 尹 전 대통령 한국에 美 전술 핵배치 요구에 바이든 격분 트럼프는 韓 핵 보유에 바이든처럼 강력한 반대 없을 것 "한국 핵잠 승인은 엄청난 도약..北에 도발적 상황 될 것 일본은 국내 반대 여론 때문에 핵 보유 가능성 극히 낮아"

2025-11-04     문은주 기자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이 지난 4월 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40차 세종국가전략포럼 ‘트럼프 2기 행정부와 동아시아 안보’에서 한미동맹과 북핵 해법을 주제로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의 자체 핵무기 보유에 개방적이며 한국이 핵무기를 원한다면 지지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3일(현지시간)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은 이날 미국 싱크탱크 한미연구소(ICAS)가 주최한 화상 세미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한국이 핵무기를 원한다면 지지할 것이라는 점이다"라며 "바이든 행정부에서 봤던 것처럼 강력한 반대는 없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행정부는 과거 한국 정부의 핵무기 재도입 제안에 대해 격분했던 바이든 행정부와는 다른 입장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국의 핵 보유는) 엄청난 도약이며, 북한에 매우 도발적인 상황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플라이츠 부소장은 또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의 우방국에 미국의 핵우산을 보장하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이라고 생각한다"며 "(관련) 합의를 고수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의 확장 억지력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확장 억지력은 군사전략적 차원에서 핵우산을 구체화한 개념으로, 미국이 동맹국을 방어하기 위해 핵무력을 포함한 모든 군사력을 사용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플라이츠 부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의 핵무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지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다만 "(핵무장 관련) 일본 내 반대 여론 탓에 일본이 핵무기를 보유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며 "아직 갈 길이 멀기는 하지만 한국이 원하면 (핵무장을) 지지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출신인 플라이츠 부소장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서실장과 NSC 사무총장 등을 역임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이날 플라이츠 부소장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핵무기 시험 재개를 지시하는 등 최근 핵무기 관련 발언을 연이어 내놓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말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핵 관련 발언을 잇따라 내놨다.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 요청을 승인하기도 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는 "다른 국가들이 핵무기 시험을 계속하기 때문에 나는 전쟁부(국방부)에 동등한 기준으로 우리의 핵무기 시험을 개시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플라이츠 부소장은 현재 공석인 주한 미국대사가 빨리 부임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북한 특사를 지명하지 않은 만큼 본격적인 대북 대화 전에 인사가 마무리돼야 한다는 것이다. 플라이츠 부소장은 "여러 후보가 거론됐지만 몇명이 고사하거나 물러난 것으로 안다. 백악관 안팎에서 경력 외교관 등을 놓고 논쟁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주한 미국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요시하는 직책인 만큼 신뢰할 만한 사람을 찾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