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由칼럼] 6·25전쟁을 방산수출 마케팅에 활용하자

2025-10-30     채우석 한국방위산업학회 이사장
채우석

최근 중남미 국가인 페루는 육군·해군·공군 무기체계를 모두 한국산으로 통일시키는 작업에 착수했다. 페루군 관계자는 왜 한국과 군사 협력을 해야 하는지를 역설하면서 매우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했다.

페루군 고위 관계자는 "1970년대에는 한국은 페루와 GDP가 비슷한 수준이었는데, 50년이 지난 지금 한국은 최첨단 무기체계를 수출하고 있다. 우리는 한국을 롤모델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은 6.25전쟁이 끝난 후부터 제2의 6·25 발생을 막기 위해 이를 악물고 첨단 무기개발에 국가 역량을 집결시켰다. 그 결과 모든 무기체계를 독자적으로 개발해 한국군도 사용하고 해외에 수출도 하게 됐다. 이런 우리의 노력을 전 세계에 조직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6·25전쟁을 방산수출 마케팅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

6·25전쟁은 가슴아픈 일이다. 같은 민족이 서로 총부리를 겨눴다. 하지만 한편으로 6·25는 소련·중공·북한으로 이어지는 국제공산주의 세력이 자유진영인 대한민국을 침략한 전쟁이었다. 인류 최초의 체제전쟁이자 ‘자유의 성전’이었다.

이제 6·25전쟁을 아픈 역사로만 묻어둘 일이 아니다. 한국에게 6·25전쟁은 무엇이었으며 세계에는 또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

그 방법의 하나로 6·25전쟁 당시 우리를 도와준 67개국을 ‘한국전쟁 감사클럽’으로 네트워크화한 다음, 매년 6월 모두 한국으로 초청하는 것을 제안한다. 이들이 참가한 가칭 ‘6·25전쟁 월드컵’(종목은 후에 고려해도 된다)을 개최해 호국보훈의 달인 6월 내내 전국에서 각 나라별 예선전을 치르고 결승전 및 폐막식을 6월 25일에 진행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세계자유선언’을 한다면 전 세계가 매년 6월 한국을 주목하게 될 것이다.

또 한국전쟁역사문화진흥원을 만들고 6·25전쟁 관련 드라마·다큐멘터리·영화·뮤지컬·만화·게임·뮤지컬·연극·소설 등 문화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전 국민 안보교육도 될 뿐만 아니라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많이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다.

현재 전국에 폐교 수백 개가 방치돼 있는데, 이 폐교들을 모두 각 지역의 6·25전쟁 사연을 담은 박물관으로 리모델링하면 좋겠다. 전국 산간오지까지 6·25전쟁 테마여행을 할 수 있도록 교통망과 관광상품을 만든다면 국내외 관광객들이 찾아가게 될 것이며, 인구 감소로 소멸되어 가는 시골마을까지 살려낼 수 있게 될 것이다. 수도권 인구 중 자기 고향으로 돌아가 카페나 식당을 여는 사람들도 많아지게 될 것이므로, 자연스럽게 인구 분산 효과도 발생하게 될 것이다.

최근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그 덕분에 전 세계에서 국립중앙박물관으로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판매하는 전통공예 기념품이 조기 품절되고 이를 구매하기 위해 한국 친구들에게 부탁하는 외국인도 늘어나고 있다.

이를 벤치마킹해서 6·25전쟁 만화·영화·드라마 등 문화 콘텐츠를 만들어 넷플릭스나 유튜브에 올리는 것도 바람직하다. 6·25전쟁은 공산진영과 자유진영 군인 약 500만 명이 한반도에서 총 37개월을 뒤엉켜 싸운, 실질적인 3차대전이었다. 대규모 전투, 첩보, 휴먼스토리 등 무수하게 많은 콘텐츠를 쏟아낼 수 있다.

이를 문화적으로 재구성해 전 세계에 배포한다면 전쟁으로 폐허가 됐던 한국이 다시 경제강국이자 군사강국으로 우뚝서게 된 기적의 역사를 알릴 수 있다. 이를 본 전 세계인들은 자연히 한국산 무기체계에 대해서도 관심이 갈 것이다.

한국은 단순히 무기를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를 지키는 힘과 경제 발전 노하우도 함께 수출한다는 것이 널리 알려지게 되면 페루처럼 군사력 건설을 한국과 함께하겠다는 나라들이 늘어날 것이다. 민족의 아픔 6·25전쟁을 승화시켜 이제 방산수출 마케팅에 적극 이용하는 것을 생각해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