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방중 후 北 해외노동자 사상교육 강화...임금·생활 개선은 없어

김정은 외교 행보를 ‘국가적 영광’으로 선전하며 노동자 세뇌교육 외화벌이 지상과제서 이제는 충성심 고취...교육 초점 급격히 전환 휴대전화·외출 제한 등 감시망 더 촘촘...노동자 삶 더 옥죄는 현실

2025-10-01     곽성규 기자
/챗GPT 생성 이미지

북한 당국이 최근 중국 파견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정치·사상 교육을 대폭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김정은의 방중을 ‘국가적 영광’으로 치켜세우면서도, 동시에 현지 노동자들에 대한 감시와 통제는 이전보다 훨씬 강화되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지난 30일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가 중국의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현재 중국 내 북한 노종자 파견 현장에서는 주 1회 이상 집체학습과 생활총화가 빠짐없이 진행되고 있다. 노동자들이 당 노선, 원수(김정은)의 영도, 그리고 대중 친선 강화를 반복적으로 학습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이에 대해 “김정은 방중 이후 학습 주제가 ‘불면불휴의 외교활동’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며 “영상·문헌 자료를 동원해 북중관계 강화와 양국 수뇌부의 협력을 더욱 부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당국은 그동안 노동자들에게 외화벌이와 당 자금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세뇌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를 넘어 김정은의 외교 활동을 찬양하고 충성심을 고취하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해외 노동자들에게조차 지도자의 외교 행보를 국가적 자부심으로 강요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노동자들은 김정은 방중에 따른 후속 조치를 기대하면서도 실제 생활 개선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일부는 “임금과 여건이 나아질 것”이라고 믿지만, 더 많은 이들은 “오히려 통제가 심해질 것”이라 우려하고 있는 분위기다. 실제로 최근 노동자들의 생활은 철저히 관리되고 있으며, 숙소 출입 제한, 근무지와 식사 공간까지 감시가 강화됐다.

관리 간부들은 기존 조장·부조장 외에도 점검원을 추가 배치해 일거수일투족을 감독하고 있다. 휴대전화 사용도 크게 제한되고, 중국인과 사적 접촉 시 즉시 보고해야 한다. 외출은 5인 단위로만 가능하며 사전 승인 없는 외부 활동은 허용되지 않는다. 이에 일부 노동자들은 “북중 관계는 좋아졌다지만 생활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소식통은 “노동자들은 국가적 긍지와 사명을 강요받으면서 동시에 강화된 통제망 속에 살아가고 있다”며 “북중관계 개선으로 파견 인원은 늘어나지만 그만큼 감시와 억압도 더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 당국은 앞으로 해외 파견 규모를 최소 3배, 많게는 5배까지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산업, 가공업, 봉제업, 제조업 분야에 집중 배치될 예정이며, 주요 지역은 랴오닝성과 지린성 등 접경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김정은 방중 직후 북한 신규 노동자들이 단둥·동강 소재 수산물 가공 공장에 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한 북한 전문가는 "북한은 해외 파견을 ‘국가적 영광’으로 포장하지만, 현실은 강제 동원과 극도의 통제 속에 인권이 유린되는 현장이라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