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총리, 현직 日총리 최초로 故이수현 묘지 참배
한일 정상회담 앞서 참배...이수현 씨 모친과도 인사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한일 양국 우호의 상징적 인물인 ‘의인’ 고(故) 이수현 씨의 묘를 찾아 참배했다.
이시바 총리는 30일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부산 금정구 영락공원에 있는 이수현 씨의 묘소를 찾아 헌화했다. 2010년에는 오카다 가쓰야 일본 외무대신이, 2018년에는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가 이 씨 묘소를 찾아 참배한 적이 있지만 현직 일본 총리가 직접 참배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이시바 총리는 헌화와 묵념을 한 뒤 이 씨 모친인 신윤찬 LSH아시아장학회 명예회장과 인사했다. 신 회장이 "앞으로 미래 젊은 세대에는 양국이 가깝게 지낼 수 있는 이웃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이시바 총리도 "양국이 더 가깝게 지냈으면 좋겠다"며 "장학회를 운영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수현 씨는 일본에서 유학 생활을 하던 지난 2001년 일본 도쿄의 한 전철역에서 선로에 추락한 일본인 취객을 구출하려다 목숨을 잃었다. 이 씨의 소식이 알려지자 당시 일본 언론과 국민들은 그의 용기 있는 행동에 큰 감명을 받았고 이 씨의 삶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제작되는 등 큰 관심을 끌었다. 일본에서는 매년 이 씨 기일인 1월 26일에 신오쿠보역에서 추도식이 열린다. 한일 관계가 악화할 때마다 이 씨의 이야기가 양국의 가교 구실을 한 가운데 이 씨의 부모는 2002년 일본 각계각층이 기부한 자금을 기반으로 아들 이름을 딴 LSH아시아장학회를 설립했다. 부친 이 씨는 지병으로 지난 2019년 향년 80세를 일기로 별세했지만 장학 사업은 계속되고 있다.
한편 이시바 총리는 지난해 10월 취임 이후 이날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한 이시바 총리는 이재명 대통령과 부산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10월 1일 출국할 예정이다. 이시바 총리는 출국 직전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과) 셔틀 외교를 활발히 하고 빈도를 높여 양국 신뢰 관계를 강화해 가는 것은 지역 평화와 안정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교도통신 등 일본 현지 언론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