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도 못 먹는 북한 장사꾼들…김정은 정권, 주민 생계까지 옥죈다
환율·물가 급등에 장마당 생계 직격탄…“밥 한끼도 사먹기 어려워” 쌀 장사 하루 수입 고작 100원…외상 늘고 주민 얼굴엔 근심만 가득 생계 막히자 일부는 마약 장사 전락…가정 전체 무너지는 비극 초래 “국가에 손 안 벌리니 단속만은 말라”…주민들 절규에 귀 막은 정권
북한에서 최근 환율과 물가가 급등하면서 장마당 상인들의 생계가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벌이로 간신히 생활을 이어가던 이들은 이제 점심 한 끼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절망적인 상황에 처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평안남도 평성시의 한 내부 소식통은 “요즘 장마당 분위기가 심각하게 침체돼 있다”며 “손님이 줄어들면서 벌이가 되지 않아, 상인들이 점심도 거른 채 하루 종일 장사만 하는 날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평성시는 북한 내 도·소매 유통 중심지로 비교적 사정이 나은 곳이지만, 지금은 이곳 상인들조차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지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의 식료품 상인 A씨는 “예전에는 아무리 못 벌어도 쌀값 정도는 마련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500g도 외상으로 사가는 실정”이라며 “1kg 팔아야 남는 게 고작 100원인데, 이걸로 어떻게 살겠느냐”고 하소연했다. 그는 “파는 사람도 힘들지만 사는 사람들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하다”며 “그나마 파는 쪽이 사정이 낫다고 위안 삼을 뿐”이라고 말했다.
잡화를 판매하는 B씨 역시 “중국산 가방을 들여와 팔며 10년 넘게 생계를 유지했는데, 지금은 원금만 축내는 형편”이라며 “소매상들은 더 상황이 나쁘다. 가정주부들은 아침에 눈을 뜰 때부터 밤에 잠들 때까지 가족을 먹여 살릴 걱정뿐”이라고 전했다.
상인들은 생계가 막히자 대안조차 찾기 어려운 현실을 호소했다. 그러다보니 일부는 마약 거래에 손을 대고, 그 과정에서 중독으로 가정 전체가 무너지는 비극적인 사례도 늘고 있다는 전언이다. B씨는 “왜 세상이 이렇게 변해 가는지 모르겠다”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고 했다.
상황의 이럼에도 북한 당국의 국가적 대책은 사실상 전무하다. 오히려 정권은 장마당 단속을 강화해 주민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A씨는 “국가에 손을 벌리지 않으니, 단속만이라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국가가 단속에 나서면 오히려 물가가 더 올라 주민들은 더 굶게 된다”고 비판했다.
아이들을 둔 가정은 더욱 심각하다. B씨는 “영양실조 직전 아이들이 많다. 중·고등학생들은 밥을 먹고 돌아서도 배가 고픈 나이인데 먹을 것이 없어 배고픔을 견디고 있다”며 “공짜가 아니어도 좋으니 국가가 식량을 먼저 공급하고 나중에 갚는 방식이라도 마련해 달라”고 호소했다.
국내 한 북한 전문가는 "북한 주민들의 삶은 김정은 정권의 무능과 통제로 나날이 피폐해지고 있다"며 "그러나 정권은 주민들을 돕기는커녕 장마당 단속과 억압으로 생존의 끈마저 죄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