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해나 조, 빈필 입단..."183년 만에 첫 한국계"
세계 정상급 오스트리아 빈필하모닉에 정식 입단
세계 최정상급 관현악단으로 꼽히는 오스트리아 빈 필하모닉(빈필)에서 183년 만에 첫 한국계 단원이 탄생했다.
28일 음악계에 따르면 빈필은 최근 최종 회의를 거쳐 한국계 미국인 바이올리니스트 해나 조(한국명 조수진)를 빈필 제2 바이올린 파트의 정식 단원으로 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필이 한국계 연주자를 정식 단원에 올린 것은 오케스트라 창단 후 183년 만에 처음이다.
올해 31세인 해나 조는 서울 출생으로, 어릴 때 미국으로 건너가 세 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시작했다. 12세에 솔리스트 연주자로 데뷔했고 뉴욕 줄리아드 음악원, 맨해튼 음악원 등을 거쳐 2019년 빈필 아카데미에 입학했다. 2022년 오디션을 통해 빈 국립 오페라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합격한 이후 그간 까다로운 입단 절차를 밟아왔다.
148명의 단원으로 구성된 빈필에 입단하기 위해선 최소 3년간 빈필에서 수습 활동을 병행해야 한다. 성실성, 협업 태도 등을 통해 개인 기량뿐만 아니라 동료들과의 ‘합’을 맞추는 데 적당한지, 빈필 특유의 앙상블에 얼마나 자연스럽게 녹아드는지 등을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원 활동을 시작한 지 3년이 지난 연주자에게는 정회원 신청 자격이 주어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동료 심사다. 해나 조는 지난해 11월 빈필 단원 투표를 거쳐 10개월 만에 최종 승인을 얻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트리아 수도인 빈을 거점으로 하는 빈필은 합스부르크 왕가가 통치하던 1842년 설립됐다. 독일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네덜란드의 로열 콘서트헤보 오케스트라와 함께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로 평가받는다.
해외 순회 공연을 자주 갖는 것으로도 유명한 빈필은 1973년 첫 내한 공연 이후 코로나 팬데믹 같은 특정 시기를 제외하고는 자주 한국 공연을 선보였다. 오는 11월에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2025 빈 필하모닉 내한 공연’에서 한국 관객들을 만날 예정인 가운데 해나 조도 협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