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추미애 폭주에 여당서도 비판 나와

추미애 법사위의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 의결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로 여론의 뭇매를 맞는 가운데 여당에서도 추 위원장 폭주를 비판하는 소리가 나왔다.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5일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청문회를 결정한 국회 법사위에 대해 "절제되고 조정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에 출연해 "마치 법사위가 모든 정치를 대변하는 것처럼 비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조 대법원장 청문회에 대해선 "약간 급발진하지 않았나"라고 진단했다. 그는 "대법원장 청문회는 대단히 무거운 주제이고 중요한 사안"이라며 "조금 더 당내 전체, 지도부와 상의하면서 진행하고, 또 사전에 준비 절차를 잘 거쳐서 그 필요성에 대한 상호의 인식과 동의하에 진행했으면 좋았겠다는 게 개인적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조 대법원장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회동 의혹 제기에 대해서도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가지고 청문회를 여는 것 자체는 적절하지 않다"며 "그 문제에 관해서 (의혹을 제기한) 서영교 의원이나 부승찬 의원이나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조금 더 소명을 해주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김 의원은 "조 대법원장과 사법부가 이재명 당시 대통령 후보에 대한 유죄 취지 파기환송과 관련해 국민들이 의혹을 제기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좀 얘기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며 "그 과정과 절차에 대해 조 대법원장이 소신 있게 했다면 소신의 이유를 얘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도 25일 논평을 내 정 대표와 추 위원장을 성토했다.

조 대변인은 "정 대표는 추미애 법사위를 향해 ‘열심히 해달라’며 스스로 응원단장을 자처했다"며 "불과 며칠 전 민주당 지도부가 ‘과도한 정치 공세는 자제하라’는 견해를 밝힌 것과는 정반대의 행보"라고 짚었다.

조 대변인은 조 대법원장 청문회에 대해 "과연 이 청문회가 국민을 위한 절차인지, 극단 지지층을 겨냥한 정치적 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조 대변인은 또 "정 대표의 ‘대통령도 갈아치우는 마당에 대법원장이 뭐냐’라는 발언에 맞장구치듯 민주당 인사들이 ‘탄핵 마일리지를 쌓고 있다’라는 표현까지 쓰며 청문회를 정치적 계산의 수단으로 삼는 것 또한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조 대변인은 이어 "이는 민주당 내에 정청래 위에 개딸을 등에 업은 ‘여당 속 또 다른 여당 대표’ 추미애 왕대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방증할 뿐"이라며 "추미애 법사위가 내세우는 국회 만능주의식 탄핵 정치는 결국 민주당을 무너뜨리는 X맨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낙연 전 총리도 가세했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채널A ‘정치 시그널’에 출연, "대법원장이 뭐라고"라며 추미애 법사위의 조 대법원장 청문회를 두둔하며 탄핵을 협박하는 데 대해 "집권 초 여당 지도부라면 정부 성공을 도와야 하는데 그러지 않는다"며 "혹시 자기 영업 때문에 저러는 게 아닐까"라고 짚었다.

방송인 황현희 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여의도 너머’에서 조 대법원장 청문회에 대해 언급한 것도 화제다.

황 씨는 24일 유튜브에서 "추 위원장이 예전부터 뭐만 한 번 건드렸다 하면 상대방이 엄청나게 이슈가 되고, 스타가 되고, 심지어 누구는 대통령도 되고. 그런 일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에 박성태 사람과사회연구소 연구실장은 "그래서 일부에서는 보수의 어머니라는 얘기도 한다"고 했다. 그는 "추 위원장은 이전에도 아무도 못 말렸다"며 "추 위원장이 누구의 말을 듣는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야권에서는 정 대표나 추 위원장을 포함해 다수 의원이 강성 지지층을 바라보며 ‘자기 정치’를 하는 바람에 이재명 대통령이 벌써 ‘레임덕’을 맞은 것 같다는 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