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말 제작된 나전장, 국가유산 지정..."희소가치 커"

고종이 美선교사 아펜젤러에 하사...유물가치 인정

2025-09-25     문은주 기자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나전 산수무늬 삼층장’. /국가유산청

고종이 미국인 선교사에게 하사한 것으로 알려진 전통 가구가 국가유산으로 지정됐다.

25일 국가유산청은 서울 중구 배재학당역사박물관이 소장한 ‘나전 산수무늬 삼층장’을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나전은 나무로 짠 가구 등에 전복 또는 조개껍데기로 만든 자개를 올리고 문양을 오려 옻칠로 붙이는 전통 공예기법을 말한다.

이번에 국가민속문화유산이 된 삼층장은 가로 114.9㎝, 세로 54.6㎝, 높이 180.3㎝ 크기로 전통 회화와 공예가 결합한 산수 문양, 문자 등이 장식돼 있다. 배재학당을 설립한 미국인 선교사 아펜젤러는 고종에게 이 삼층장을 하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라펜젤러 가문은 대를 이어 삼층장을 보관해오다 2022년 배재학당역사박물관에 기증했다.

19세기 말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번 나전 삼층장은 유물 자체로도 가치가 크다는 설명이다. 1800년대 이후 왕실과 상류층에서 유행하던 삼층장 양상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19세기 말 대한제국 황실과 서양 선교사의 관계를 보여주는 자료로, 유사한 크기와 제작 양식을 갖춘 삼층장이 극히 희소해 가치가 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