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도쿄 릿쿄대에 윤동주 기념비..."국경 초월 연결고리"
윤동주 日유학 첫 학교...'쉽게 쓰여진 시’ 새길 예정
일본 도쿄의 한 대학교에 윤동주 시인의 기념비가 건립된다.
2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니시하라 렌타 일본 릿쿄대 총장은 "(기념비 건립은) 윤동주가 릿쿄대를 다니면서 멋진 시를 지은 데 대한 표창이라는 의미가 있다"며 "한일 양국 간 우호 관계를 돈독히 한다는 마음가짐을 표하면서 작년 5월 협정을 맺은 도시샤대와 보조를 맞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도쿄 도시마구 이케부쿠로에 있는 릿쿄대는 윤동주가 연희전문학교(연세대 전신)를 졸업하고 일본에 유학하면서 처음 진학한 대학이다. 윤동주는 이후 교토에 있는 도시샤대학으로 편입했고 항일운동 혐의로 체포돼 수감생활을 하다가 옥중 사망했다.
릿쿄대 재학 당시 윤동주는 ‘쉽게 쓰여진 시’, ‘흰 그림자’, ‘흐르는 거리’ 등 5편의 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교내에 건립되는 기념비에는 윤동주의 사진, 약력 등과 함께 ‘쉽게 쓰여진 시’와 일본어 번역본이 새겨질 예정이다. QR코드도 찍혀 있어 스마트폰을 이용해 시인의 삶과 작품에 대해 자세히 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윤동주 시인의 조카인 윤인석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도쿄에서는 처음 세워지는 기념비로 알고 있다. 릿쿄대가 쉽지 않은 결정을 해줬다"고 반겼다.
릿쿄대는 그동안 연세대의 협력을 받아 학교 기념관에 윤동주의 작품 복사본을 상설 전시하며 윤동주를 기념해왔다. 니시하라 총장은 "연세대가 도시샤대, 릿쿄대와 각각 협정을 맺고 있어 윤동주를 매개로 삼각 동맹 같은 게 만들어졌다"며 "국경을 초월한 연결고리의 상징으로서 윤동주를 기념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강 작가가 한국 최초의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고 하는데 아마 윤동주가 (살아있다면) 노벨 문학상을 받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릿쿄대 학생들이 (윤동주를) 제대로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동주 기념비 제막식은 오는 10월 11일 열린다. 한국교육재단과 릿쿄대 외국어교육연구센터는 기념비 제막식에 맞춰 릿쿄대에서 ‘시인 윤동주와 함께하는 릿쿄의 가을’이라는 이름으로 시 낭송 및 시화 대회를 연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