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민단속 겨냥한 총격에 3명 사상…트럼프 "급진좌파 안티파 해체 명령"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에서 24일(현지시간) 총격 사건이 발생, 3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급진 좌파의 소행으로 규정하고 반(反)파시즘·반인종주의 좌파 운동인 ‘안티파(Antifa)’ 해체를 위한 행정명령 서명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이번 총격 사건 용의자의 미사용 탄피에 ‘안티 ICE’라고 적힌 점을 언급하며 "ICE의 용감한 남녀 요원은 그저 임무를 수행할 뿐이며, 최악 중의 최악 범죄자를 우리나라에서 추방하려 할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그들은 정상이 아닌 급진 좌파의 전례 없이 증가하는 위협과 폭력, 공격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폭력은 급진 좌파 민주당원이 끊임없이 법 집행기관을 악마화하고 ICE 폐쇄를 요구하고 ICE 요원을 나치에 비유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찰리 커크 암살 이후 계속되는 급진 좌파 테러리스트의 공격은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며 "우리는 이미 안티파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으며, 나는 이번 주에 이들 국내 테러 조직을 해체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야당인 민주당을 향해 "ICE와 미국 법 집행기관에 대한 수사(修辭)를 지금 당장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그러자 미국 내 법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안티파를 국내 테러 단체로 지정하고 해체를 명령할 권한이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테러 단체 지정은 입법 또는 행정명령 등 다양한 방식이 있으나, 구체적 절차나 법적 근거는 명확히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앞서 국토안보부는 이날 오전 댈러스의 ICE 사무소에서 3명이 총에 맞아 1명이 숨지고 2명이 크게 다쳤다고 밝혔다. 용의자는 ICE 인근 건물 옥상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용의자가 외부에서 ICE에 있던 희생자들을 저격한 뒤 현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밝혔다.
ICE 당국은 총격범이 지니고 있던 탄피에 ICE를 반대하는 내용의 문구가 쓰여 있는 점으로 미뤄 범행에 이념적인 동기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캐시 파텔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도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초기 증거 분석 결과는 이 공격에 이념적 동기가 있음을 보여준다"며 "회수된 미사용 탄피 중 하나에 쓰인 문구로 알 수 있다"고 밝혔다. 국토안보부도 "이것은 ICE 법 집행에 대한 공격"이라고 규정했다.
CNN 방송 등은 복수의 당국자를 인용해 총에 맞은 3명 중 2명이 ICE에 구금된 사람이라고 전했다. 또 용의자가 백인 남성인 데다, ICE 구금자를 겨냥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점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 이민자 단속·추방 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이기 시작한 뒤 이민당국 관련 시설에는 여러 차례 공격이 있었다.
이날 사건이 벌어진 시설은 ICE 요원들에게 체포된 사람들이 정식 구금시설로 배치되기 전에 24시간 미만 머무르는 곳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