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APEC 정상회의 국익 극대화로 가는 길

2025-09-24     자유일보

오는 10월 31일 경주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  정상회의가 세계 최대의 외교 이벤트로 떠오르고 있다.

APEC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열린다. 두 정상의 만남은 트럼프 2기 들어 처음이다.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이후로는 6년 만이다. 미·중 정상의 한국 동시 방문은 2012년 3월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이후 13년 만의 일이다. 

의장국인 우리는 이번 APEC을 국익 극대화를 위한 기회의 창으로 만드는 데 온 역량을 쏟아야 한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을 극진히 환대해야 한다. 지난 17일 영국 스타머 총리가 상상을 초월한 극진한 대우로 미국 기업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등 큰 실리를 챙겼듯이, 우리도 트럼프를 성대히 환영해 관세 후속 협상을 마무리하고 미래형 포괄적 동맹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2014년 7월 이후 11년 만에 방한하는 시진핑 주석에 대해서도 환대해야 한다. 양국간 상생 공영과 협력, 대화를 통한 갈등 해결 등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 구축을 도모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 및 북·중 관계를 견제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우리가 미·중 양국을 잇는 다리 역할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날로 치열해지는 미·중 패권경쟁에서, 대한민국은 한·미,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미·중 양국간 상호 입장을 이해하고 전달하는 교류와 협력의 가교 역할을 잘 모색해 나가야 한다.

비록 공식적인 한·미·중 정상회담이 아닐지라도 3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기회를 만들어, 강대국 외교의 중개자로서 위상을 부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3일 중국 전승절 행사를 계기로 공표된 중·러·북 3각 반미·반서방 연대를 무력화시키는 외교력이 필요하다.

APEC 회원국들에 대해서는 친한화(親韓化) 외교를 통해 역내 중견국 중심축으로서의 대한민국 위상을 제고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대미(對美), 대중(對中) 외교의 자산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강구해 나가야 한다.

경주 APEC 정상회의는 우리에게 찾아온 드문 기회이며, 이재명 정부 실용외교의 결정적 시험대다. 강대국 외교는 물론 강대국간 중개자로서의 역할, 다자외교에서 중견국의 위상 확보를 통해 국익 극대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