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오빠’ 발언 직후 빅데이터 분석해 보니...

SNS 언급량 폭발, 하루 1~2000건에서 1만건으로 정치적 갈등 구도 얽히면서 관심 급증 강성 지지층 잡는 게 지방선거 공천 확실한 길...결국은 민심 정치 실종 책임 못 피한단 지적도

2025-09-24     조남현 기자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건진법사 관봉권 띠지’ 분실 관련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에서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추미애 위원장의 질서유지권 발동에 항의하고 있다. /연합

지난 22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추미애 위원장이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윤석열 오빠" 운운한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추 위원장 언급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위키트리 빅데이터뉴스,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 썸트렘드(다음소프트) 등 빅데이트 조사기관의 SNS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추 의원 1일 언급량(옛 트위터 X+커뮤니티 합산 추정치)은 평소 1000~2000 건 수준에서 7000~9000 건 수준으로 약 4~5배가량 증가했다.

이튿날 발언 논란에 대한 보도가 잇따르면서 23일 1만 건 이상 수준으로 정점을 이룬 뒤 하락했으나 24일 하루 3000~4000 건 수준을 보여 평상시보다는 여전히 높았다. 그만큼 발언 파장이 크고, 그로 인한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추 위원장의 발언이 여야가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정치적 구도와 얽히면서 관심이 급증한 것으로 풀이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추 위원장이 나경원 의원의 국민의힘 법사위 간사 불용으로 국민의힘 의원들과 갈등을 마다하지 않는 것이나 ‘오빠’ 발언, 당 지도부와 사전 논의 없이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 건을 갑자기 상정하여 의결한 것 등 폭주를 이어가는 데 대해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한 행보라고 보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현재 내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민주당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김동연 현 지사, 추 위원장, 김병주 민주당 의원, 김용민 의원 등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23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 출연, "김동연 지사가 너무너무 불안할 것 같다"며 "이재명 대통령과 관계가 썩 좋아 보이지 않고, 당내 도전자가 한둘이 아니다"라고 짚었다.

배 소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경우처럼 경기도지사 하고 대통령이 되고, 이게 엄청나다"면서 "서울시장보다 오히려 경기도지사 선거가 더 치열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민주당계인 장윤미 변호사도 "지난 대선에서 경기도지사 출신 이재명 후보가 압승을 거두었기 때문에 본선에만 가면 유리하다고 보는 것 같다"며 "본선에 가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당원들 그리고 목소리가 센 분들한테 소구하는 전략을 각자 구사하는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추미애 법사위원장 특유의 분위기는, 자꾸 논란이 돼서 본인의 존재감이 드러나니 너무 즐겁고 좋은 (분위기)"라며 "법사위가 난장판이 되든, 언론이나 평론가들의 비판이 있든 말든 본인은 즐겁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내년에 지방선거에 경기도지사로 나갈 결심을 굳히지 않았느냐"면서 "논란이 되면 될수록 지지층에는 훨씬 소구력이 크다. 그래서 (추 위원장의) 모든 메시지와 행동이 경기도지사 선거 본선을 향한 것이라고 보면 이해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기도지사 선거 본선에 나가기 위해서는 예선인 당 공천을 따야 하니 정책 결정은 물론 공천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끌어내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기준으로 추 위원장의 행보를 이해해야 한다는 뜻이다.

추 위원장의 행보가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끌어내는 데는 유용할 수 있으나 본선 경쟁력은 떨어뜨릴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심지어 성치훈 민주당 정책위 부위원장조차도 24일 채널A에 출연해 최종 향배를 가를 민심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추 위원장의 행보가 그 자신의 정치적 목적에는 부합할지 모르나 여야 협치는 물론 정치 자체를 실종케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그의 독단적 법사위 운영으로 인하여 여야간 대화가 이루어질 수 없어 사사건건 대치 상황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