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두 남자 문형배와 조희대

2025-09-22     조우석 문화평론가
조우석

눈으로 보고도 믿지 못할 일이 일어났다. 17일, 그러니까 지난주 수요일 상황이고, 법조계의 두 남자가 주인공이다.

우선 전 헌법재판소 소장 권한대행 문형배가 대통령 이재명의 권력 서열 발언 논란에 깜짝 등판했다. 그는 한 라디오방송에서 "선출 권력과 임명 권력 중 뭐가 우위냐?"는 사회자 질문에 망설이지 않고 "대한민국 헌법부터 읽어보라"고 운을 뗐다.

한마디로 권력 서열을 따지는 것 자체가 비헌법적이란 판단이었다. 당혹스러운 건 그가 자유우파의 공적 제1호란 점이다. 지난 4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판결을 이끌었던 흑역사 때문이다. 그러던 그가 지금 대통령 이재명을 들이받고 있으니 사뭇 얼떨떨하다. 더구나 그는 이재명과 사법시험 동기다. 우린 묻고 있다. 문형배가 진정 정의로운 사람인데 우리가 몰랐단 말인가?

정말 곤혹스러운 건 그것과 너무도 대조적인 현직 대법원장 조희대의 무소신과 비겁함이다. 바로 그날 조희대도 긴급 입장문이란 걸 냈다. 직전 주변의 관측은 그가 폭탄 발언을 할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3권분립의 위기, 사법권 침해, 내란특별재판부 등에 대한 사법부 수장으로서 생각을 다 밝히며 정의를 세울 것으로 기대했다. 아니었다. 그날 한 것은 자기변명이 전부였다.

대선을 앞두고 전 국무총리 한덕수 등과 만나 "이재명 사건은 대법원에서 알아서 한다"고 했다는 민주당 발 의혹은 다 사실무근이란 옹졸한 해명이다. 그게 뭔가? "나만 살겠다"고 꼬리 자르는 모습이다. "죽으면 죽으리라"는 자세로 대응해도 될까 말까 한 초위기 상황에서 그런 처신을 하다니….

우린 되묻고 있다. 건국 이래 유례없는 대법원장 찍어내기 국면 앞에서 조희대의 선택이 그것밖에 없었단 말인가? 자기가 응당 해야 할 일을 대법원 하위기관에 다름 아닌 헌재, 그것도 전 권한대행 출신의 좌파 성향 인물에게 내맡긴 채 자기는 방패 뒤에 숨어 나 몰라라 한다?

그의 그런 선택은 자신은 물론 이 나라 국운에 영향을 준다. 지금 민주당은 조희대를 수사받게 하자는 쪽이다. 대표 정청래는 사형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자칫 조희대는 개죽음 당하고, 사법부도 무너지기 직전이다.

우린 안다. 판사란 겉보기와 달리 법률꽁생원이거나 아니면 딸깍발이에 불과할 수 있다는 것을…. 안타깝게도 조희대가 그 전형이란 말인가? 현상황은 심각하고 위중하며, 논란의 여지 없이 국가위기 국면이다. 역사에 남을 대법원장의 역할 변신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