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으로 일관하는 연합기관…존재 이유를 묻다

한교총 ‘중도’ 주장 그러나 사실상 좌편향 "하나님 사명 외면하면 존재할 이유없다"

2025-09-19     최성주 기자
지난해 10월 2일 한국교회총연합을 방문한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관계자들. /한교총

한국교회의 연합기관들이 신앙과 자유를 지켜내야 할 중대한 시점에 침묵으로 일관하며 그 존재 이유를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 한국교회의 지도자가 압수수색을 당하고 심지어 구속되는 사태에도 성명서 한 장 내지 못하는 연합단체, 반기독교적 법안이 쏟아져도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하는 지도부는 더 이상 한국교회를 대표할 수 없다는 비판이 거세다.

지난 16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을 방문해 김종혁 대표회장, 박병선 공동대표회장과 환담했다. 김 대표회장은 현재 정치 지형이 극단으로 치우쳐있다고 우려하며 "한국교회는 극좌와 극우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지난 정부 시절 무속, 사이비 종교와 결탁한 점과 군사독재의 아픔을 기억하는 국민 앞에서 군대를 동원해 통치하겠다는 식의 발상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지적하며, "지난 정부의 과오를 극복해 건강한 야당을 세워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정작 현 정권이 자행하는 종교 탄압과 법치 파괴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없었다.

손현보 목사가 포승줄에 묶여 연행되는 장면이 전국에 보도됐지만 한국교회를 대표한다는 한교총은 침묵했다. 오히려 모호한 발언으로 이재명 정권의 독주에 면죄부를 주는 듯한 태도를 보여 교계 안팎의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성서나라TV 송은근 목사(자미연 대표)는 연합단체 지도부의 침묵을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기름부은 선지자의 역할을 잘 감당하지 못하고 하나님의 사역을 외면하는 연합회 대표회장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며 "지금 침묵하는 이들은 반드시 그 잣대가 자신에게도 돌아올 것이다. 대표가 된 것은 하나님이 이때를 위해 세운 자리다. 그 자리는 친교하라고 주어진 자리가 아니라 교계가 하나로 외쳐야 하는 자리다. 지금은 광화문으로 모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목소리는 연합기관의 본질적 사명을 되묻는 경고다. 한국교회가 사회적 위기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상실한다면 그 책임은 결국 지도부의 침묵과 무기력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보수 스피커 역할을 하고 있는 전한길 강사 역시 한교총의 태도를 두고 거센 비판을 가했다. 그는 "작금의 현실에서 침묵하고 있는 목사는 삯군 목사다. 목회자가 구속되고 재판을 받는 상황에서도 침묵하면서 극우를 경계하라는 말이나 하고 계엄령 극복을 운운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이런 사람들은 차라리 민주당이나 북한으로 가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어 "기독교인들은 좌파 언론의 기독교 폄훼와 갈라치기 전략을 분명히 꿰뚫어 봐야 한다. 손현보 목사에게 손가락질하는 목사들은 히틀러 치하에서 본회퍼를 비난했던 이들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그간 성경적 가치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법안들이 줄줄이 나오고 있음에도 연합기관들은 단 한 번도 힘 있는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정권의 눈치만 보고 있다. 교회를 향한 압수수색과 목회자의 구속에도 침묵으로 일관하는 모습은 이미 한국교회의 대표로서 존재 이유를 상실했음을 보여준다.

일방적으로 교회와 목회자의 편을 들어 달라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선거법 위반으로 목회자가 구속된 사례 자체가 없다는 점이며, 더 나아가 타 종교와 비교했을 때 유독 한국교회만 집중적으로 탄압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교계의 지적처럼 "악을 보고도 침묵하는 것, 그 자체가 악이다"라는 본회퍼의 경고가 지금 한국교회에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연합기관이 지금처럼 좌경화된 태도를 고수한다면 결국 교회의 신뢰와 영향력은 완전히 무너질 것이다.

오늘 한국교회는 결단의 기로에 서 있다. 하나님의 사명을 외면하고 권력의 눈치를 보는 연합기관은 더 이상 교회를 대변할 수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중도라는 이름의 무책임한 회피가 아니라 자유와 복음을 위한 담대한 외침이다.

진리를 위해 하나 되어 기도하고 외치는 교회만이 진정한 교회의 사명을 회복할 수 있다. 침묵으로 시대를 팔아넘기는 삯군 지도자들은 역사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교회는 이제 다시 깨어 일어나야 한다. 그것이 한국교회에 맡기신 하나님의 소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