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한 인권 보고서 발표…외국 드라마 유포에 사형 도입 확인
히넌 소장 “K-드라마 본 주민 일부 처형”…코로나 이후 공개처형 급증 주민 삶 전방위 감시·통제… 아동 강제노동 ‘충격여단’ 동원 심각 “북한의 자유 억압, 반인도범죄 수준 지속”…국제사회 분노 고조
북한이 남한을 비롯한 외국 드라마를 시청하거나 유포한 주민들을 처형한 사실이 유엔 보고서를 통해 공식 확인됐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엔은 이날 공개한 14쪽 분량의 보고서에서 “2014년 이후 기술 발전에 따라 감시가 더욱 정교해졌고, 처벌 수위도 강화됐다”며 “외국 드라마 유포와 같은 행위에 대해 사형이 실제 도입됐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탈북자 및 목격자 300여 명의 증언을 토대로 작성됐다.
제임스 히넌 유엔 북한인권사무소장은 제네바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이후 일반 범죄와 정치범죄 모두에 대한 처형이 늘어났다”며 “남한산 K-드라마를 포함한 외국 드라마를 유포한 주민 일부는 이미 처형됐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또 “2015년 이후 도입된 법과 정책, 그리고 관행에 따라 북한 주민들은 삶의 모든 영역에서 감시와 통제를 받고 있다”며 북한의 개인 자유 억압이 한층 심각해졌다고 결론지었다.
히넌 소장은 “북한에서는 아동들이 석탄광산이나 건설 현장 등 위험한 노동 현장에 ‘충격여단’ 형식으로 강제 투입되고 있다”며 “특히 사회적 하층민 자녀들은 뇌물조차 쓸 수 없는 구조 속에서 위험한 작업에 내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보고서는 일부 긍정적 변화도 언급했다. 구금시설 내 폭력 사용이 줄어들었고, 공정한 재판을 보장하는 법률이 새로 도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번 보고서는 2014년 유엔이 북한 정권의 반인도적 범죄를 공식 인정한 이후 10년 만의 후속 검토로, 북한의 인권 상황이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악화되고 있음을 국제사회에 다시금 알리는 계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