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나경원 간사선임’ 부결…정청래 “법사위 나가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가 16일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의 야당 법사위 간사 선임 안건을 표결에 부쳤으나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부결했다. 민주당은 나 의원이 ‘내란옹호’와 ‘패스트트랙 충돌사건’으로 징역형을 구형 받은 전력을 문제 삼았다. 또한 전날 나 의원에 대한 검찰의 구형 소식에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나경원, 법사위는 스스로 나가라”고 압박 발언을 내놨다.

이날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민주당 법사위원들의 요청에 따라 “간사 선임은 인사 사항인 만큼 무기명 투표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추 위원장의 이 같은 결정에 반발해 회의장을 떠났고 투표에 불참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발은 간사 선임의 건을 투표에 부쳤기 때문이다. 보통 상임위 간사 선임의 경우 각 당의 추천을 받고 이에 문제가 없다면 ‘호선’(互選)으로 처리해 왔는데, 이날 나 의원에 대해서만 무기명 투표를 진행하는 것이 국회 운영 관례에 어긋난다는 뜻이다. ‘호선’은 대상자를 구두로 추천하고, 이에 대해 동의나 이의를 받아 사람을 뽑는 비교적 간단한 형태의 선출 방식을 말한다.

법사위 소속 신동욱 의원은 법사위 회의장에 기표소가 들어온 일을 두고 “한 편의 코미디 같은 일”이라며 “상임위 회의장에서 간사 문제를 두고 기표소를 세우고, 여당 의원끼리 투표해서 야당 간사를 마음대로 부결시키는 장면을 모든 국민이 눈을 똑똑히 뜨고 지켜봐 달라”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민주당 의원들은 표결했고 그 결과 총 투표수 10표 중 부결 10표로, 나 의원 간사 선임의 건은 부결됐다.

민주당은 나 의원 간사 선임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혀왔다. 나 의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하는 등 내란을 옹호했고 2019년 4월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전날(15일) 검찰이 이 사건과 관련해 나 의원에게 징역 2년을 구형한 상황에서 법사위 간사를 맡는다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이다.

민주당 박균택 의원은 “나 의원의 간사 선임에 반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정리했더니 10가지가 넘는다”며 ‘패스트트랙 사건’, ‘초선 발언’ 등을 재차 거론했다. 아울러 “절대 용납되지 않는 일은 윤석열 탄핵소추안 가결 때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윤석열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하고자 용산 관저를 드나들었던 것”이라고도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15일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징역 2년형을 구형 받은 나 의원을 향해 “법사위는 스스로 나가라”고 말했다.

이날 밤 정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나경원 있을 곳은 법사위 아닌 법정”이라며 “오래 끌었다. 이해 충돌이니 법사위는 스스로 나가라”라고 했다. 이어 “무슨 염치로 법사위에…(남아 있느냐)”며 “퇴장!”이라고도 썼다.

정 대표의 이 같은 발언에 나 의원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긴급의원총회에서 “정 대표가 저보고 구형 받았으니 법사위에서 나가라고 한다”며 “그 논리대로면 대법원에서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유죄취지 파기환송 판결 받은 이재명 대통령은 대통령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꼬집었다.

나 의원은 “법사위가 간사 선임건을 부결하며 정치적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면서 “간사 선임은 우리(국민의힘)의 고유권한이다. 말도 안되는 의회 독재에 용기 잃지 말고 싸우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