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최측근 '마가 청년 운동가', 아내가 성경구절 올린 후 총격사망

‘터닝포인트USA’ 창립자 찰리 커크, 대학 행사 강연 중 총격 받고 숨져 트럼프 핵심 지지자이자 ‘마가’ 상징적 인물...막강한 정치 영향력 행사  아내가 SNS에 '시편 46:1' 성경구절 올린지 몇시간 후 총격 당해 의문 트럼프 “위대하고 전설적 인물 세상 떠났다...청년세대 잘 품었던 인물"

2025-09-11     곽성규 기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청년 운동가 찰리 커크가 대학 행사 도중 총격 사망을 당해 미국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사진은 커크의 지난 1월 연설 모습. /AFP=연합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력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청년 운동가 찰리 커크(31)가 대학 행사 도중 총격을 당한 후 사망해 미국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특히 그가 총격을 당하기 전날 저녁에 아내가 SNS에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 라는 내용의 성경 구절을 올린 것으로 확인돼 의문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등 미 보수 지도자들은 슬픔과 안타까움을 표하며 추도사를 남겼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NBC뉴스·CNN 등 미 언론들에 따르면, 미국 보수 성향 청년단체 ‘터닝포인트USA’(Turning Point USA)의 창립자 찰리 커크는 이날 유타주 오렘의 유타 밸리대학에서 열린 ‘아메리칸 컴백 투어(American Comeback Tour)’ 연설 도중 목 부분에 총격을 당했다. 그는 총격 직후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곧바로 사망했다.

온라인에 퍼진 영상 등에는 당시 커크가 무대에 앉아 연설하던 중 갑작스러운 총성에 움찔하며 의자에 쓰러지는 모습이 확인됐다. 이후 목에서 피가 흘러내렸고, 관객들은 혼비백산해 대피하는 모습이 보였다. 유타주 당국은 즉각 용의자를 체포해 구금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스펜서 콕스 유타 주지사는 “단독 범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특이한 점은 이번 사건 전날에 찰리 커크의 아내 에리카 커크(Charlie Kirk)가 자신의 X(구 트위터) 계정에 '시편 46:1 –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요 힘이시니, 환난 중에 만날 큰 도움이시라(Psalm 46:1 – God is our refuge and strength, a very present help in trouble.)'는 성경 구절을 올렸다는 것이다. 아내가 '하나님의 보호'와 관련된 이 성경 구절을 전날 저녁시간에 올렸는데, 남편은 다음날 정오 쯤에 총격을 당하고 사망한 것이다.

이번 사건 전날 저녁 찰리 커크의 아내 에리카 커크(Charlie Kirk)는 자신의 X(구 트위터) 계정에 '시편 46:1' 성경 구절을 올렸다. /美폭스뉴스 SNS 캡처

찰리 커크는 2012년 터닝포인트USA를 공동 설립해 대학 캠퍼스와 집회를 중심으로 보수 청년 운동을 이끌어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최근 몇 년간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자이자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력의 상징적 인물로 자주 언급됐다. 그는 제도권에 공식 직책은 없었지만 백악관 인사 과정에도 관여할 만큼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 온 것으로 알려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커크의 사망 소식 직후 자신의 SNS에 “위대하고 전설적인 인물인 찰리 커크가 세상을 떠났다”며 “그는 누구보다 미국 청년 세대를 잘 이해하고 품었던 인물”이라고 추도사를 남겼다. 이어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커크의 아내 에리카와 유족에게 위로를 전하며 “찰리, 우리는 당신을 사랑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 당일 오후 6시까지 미국 전역에 조기(弔旗)를 게양하라는 지시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크 존슨 연방하원의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정치 폭력이 점점 일상화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며 “이는 미국의 가치가 아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