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뛰기 우상혁, 인생 바꾼 도쿄에서 한국 육상 새 역사 쓸까

2025-09-10     연합
지난 3월 난징 세계실내육상선수권에서 우승한 우상혁. /EPA=연합

우상혁(29·용인시청)은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을 ‘인생이 바뀐 장소’라고 기억한다.

우상혁은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에서 최종 엔트리 32명 중 31위로 출전했지만, 결선에서 2m35의 당시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4위에 올랐다.

3년 사이에 우상혁의 위상이 달라졌다.

우상혁은 13일 개막하는 도쿄 세계육상선수권에서는 남자 높이뛰기 최종 엔트리(38명) 가장 위로 올라갔다.

올 시즌 실외 경기에서 가장 좋은 기록(2m34)을 달성한 덕이다.

16일 오후 8시 35분에 시작하는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우상혁이 정상에 오르면 한국 육상 사상 최초로 실외 세계선수권 챔피언이 탄생한다.

우상혁은 도쿄 올림픽에서 세계 정상급 점퍼로 도약했고, 2022년에는 베오그라드 세계실내선수권 우승(2m34)과 유진 실외 세계선수권 2위(2m35)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2023년에는 세계육상연맹이 주관하는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2m35)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세계실내선수권 우승, 실외 세계선수권 2위,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 모두 한국 육상 최초다.

지난해 파리 올림픽에서 7위(2m27)에 머물러 펑펑 울었던 우상혁은 곧바로 눈물을 닦고 반등을 준비했다.

올해에는 출전한 7개의 국제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전승 행진을 벌였다.

우상혁은 실내 시즌 3개 대회(2월 9일 체코 실내대회 2m31, 2월 19일 슬로바키아 실내대회 2m28, 3월 21일 중국 난징 세계실내선수권 2m31)에서 정상에 오르더니, 실외 시즌에서도 4개 대회(5월 10일 왓 그래비티 챌린지 2m29, 5월 29일 구미 아시아선수권 2m29, 6월 7일 로마 다이아몬드리그 2m32, 7월 12일 모나코 다이아몬드리그 2m34)에서 1위를 차지했다.

우상혁은 "올해 목표가 난징 세계실내선수권, 구미 아시아선수권, 도쿄 세계선수권 우승이었다. 이제 결승선을 향해 달려가는 기분"이라며 "마침 도쿄는 엄청난 추억이 있는 장소다. 올해 중국, 한국에서 애국가를 들었다. 일본에서 올해 세 번째 애국가를 듣겠다"며 세계선수권 우승을 향한 출사표를 올렸다.

8월 독일에서 당한 종아리 부상에서도 벗어났다.

우상혁은 "지금은 정상 범위에서 훈련 중이다. 세계선수권에서는 좋은 몸 상태로 경기할 수 있다"며 "소속팀(용인시청), 대한육상연맹에서 세심하게 신경 써 주셨다. 내가 많은 응원을 받는 선수라는 걸, 또 한 번 느꼈다. 많은 도움을 받았고, 많은 분이 응원해주시니까, 더 힘이 난다"고 밝혔다.

우상혁은 10일 오전 일본으로 출국했다.

이번 대회에 한국은 우상혁을 포함해 총 8명이 출전한다.

2017년 런던 대회(17명) 이후 최다 출전이다.

구미 아시아선수권 남자 세단뛰기 3위 유규민(용인시청)은 처음 출전하는 세계선수권에서 결선 진출에 도전한다.

2023년 부다페스트에 이어 2회 연속 세계선수권 무대에 서는 남자 200m 고승환(광주광역시청)은 준결선 진출을 노린다.

한국 남자 20㎞ 경보 간판 최병광(삼성전자)은 2013년 모스크바(38위), 2015년 베이징(45위), 2017년 런던(31위), 2019년 도하(21위), 2022년 유진(34위) 대회에 이어 6번째 세계선수권 무대에 오른다.

신예 김민규(국군체육부대)는 남자 35㎞ 경보에서 세계선수권 무대에 데뷔한다.

마라톤에는 여자 최경선(제천시청)과 임예진(충주시청), 남자 박민호(코오롱)가 출전한다.

현실적으로 마라톤에서 상위권 진입은 어렵지만, 동기를 부여하는 소식이 있다.

대한육상연맹은 도쿄 세계선수권 마라톤에서 35위 이내에 오른 선수에게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주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