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스트레스 주는 장관 후보자 잘라내야

2025-08-21     자유일보

정치는 말(言)로 하는 것이다. 말을 함으로써(有言) 정치를 하든가, 말을 하지 않음으로써(無言) 정치를 하든가, 둘 중 하나다. 정치인은 항상 전체 정국(政局)을 봐가면서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운명이다.

‘침묵의 정치’가 있다. 효과가 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 시절 잘했던 편이다. 지극히 말을 아끼고 있다가 결정적인 한 마디로 정국 주도권을 잡은 적이 여러 번이다. 2006년 6월 박 대표는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유세 지원을 나갔다가 괴한으로부터 커터 칼 테러를 받았다. 60 바늘을 꿰매는 대수술 후 박 대표가 병실을 지키던 측근에게 던진 첫마디가 "대전은요?"였다. 전 국민이 박 대표의 생명을 걱정하는 상황에서 ‘대전 투표 상황이 어떠냐’고 물은 이 한 마디가 불리하던 선거를 뒤집었다.

과거 한나라당이 친이·친박으로 갈려 내부 싸움이 한창일 때, 박 대표는 오랜 침묵을 깨고 친이계 수장인 이재오을 향해 "오만의 극치"라는 한 마디로 꺾은 적도 있다. 침묵의 정치는 정치 고수(高手)들이 한다. 골치 아픈 하수(下手)들은 말도 안되는 소리를 늘어놓으며 정국을 어지럽히고 국민에게 스트레스만 준다.

정치는 국회의원들만 하는 게 아니다. 행정부의 장관도 대통령·국무총리와 함께 최고위 정무직이다. 당연히 말을 아끼고 조심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의 장관들 중 정치 함량이 안 되는 사람들이 한 둘 아니다. 특히 최근 최교진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늘어놓은 말은 말이 아니라 거의 하수구(下水口) 수준이다.

최 후보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10·26 암살 사건을 ‘탕탕절’로 부르거나,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집회 때는 그 해가 원숭이 해 ‘병신년’(丙申年)임을 빌미로 "잘 가라 병신년"이라는 말을 썼다. 평양을 여러번 방문한 그는 "북쪽이 고난의 행군으로 이겨내고 자신감을 갖게 된 것 같아 좋았다"고 한 적도 있다. ‘고난의 행군’이 300만 명이 굶어죽는 식량난 책임을 기만하기 위해 김정일이 만들어낸 용어라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모양이다.

그는 음주운전에 천안함 폭침 음모론을 주장하는 등 대한민국 교육부 장관에 턱없이 모자라는 그냥 시정잡배일 뿐이다. 전 국민에게 심한 스트레스를 주는 이런 후보자는 바로 잘라내는 것이 국민 건강에 이로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