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악수 패싱’에 "집권여당 대표 자격 있나"
■' 당 대포' 정청래에 우려의 목소리 새나와 송언석 "예의·인성이 부족한 분에게 구걸은 적절치 않아" 직격 ‘검찰개혁’ 강경 드라이브에 정부, 속도조절 주문 지지율 하락세 속 "정치 불통" 우려 확산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악수는 사람과 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을 대화 불가 대상으로 규정한 뒤 여야 대표의 만남은 냉랭한 신경전으로만 이어지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에 "집권여당 대표 자격이 있느냐"며 강하게 맞받아쳤다. ‘악수 실종’이 한국 정치의 단절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송 위원장은 20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앞선 정 대표의 발언을 두고 "역사에 길이 남을 명언이라 해야 할지 망언이라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집권 여당 대표라는 자격을 스스로 자문해봐야 할 일"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여전히 야당 시절의 막말 정치를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며 "국민들이 기대했던 포용과 화합의 정치와는 거꾸로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스스로 소인배적 프레임에 갇혀 있는 것 같다"며 "기본적인 예의와 인성이 부족한 분에게 악수를 구걸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정 대표와의 화해 가능성을 사실상 일축했다.
두 대표의 ‘악수 패싱’ 대립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식에서부터 시작됐다. 나란히 자리에 앉았지만 인사 한마디 나누지 않은 채 냉랭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후 사흘 뒤인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모식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정 대표는 이날 추모사에서 "완전한 내란 세력 척결이 진정한 용서"라며 국민의힘을 정면으로 겨냥했고, 송 위원장은 "정치 보복을 중단하고 통합의 정치를 회복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연이은 ‘악수 패싱’은 단순한 개인적 불편함을 넘어, 정 대표의 정치 행보에서 일관되게 보여온 강경·배타적 태도를 압축적으로 드러낸 장면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 같은 노선은 집권 이후에도 계속 이어지며 여권 내부에 부담을 안기고 있다. 특히 "추석 전까지 검찰 개혁을 끝낼 것"이라는 정 대표에게 브레이크를 거는 모양세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검찰 개혁과 같은 민감한 사안을 두고 "국민께 충분히 알리고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속도조절을 주문했다. 김민석 국무총리 역시 "각 정당 간 조율할 시간을 갖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고,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도 "섬세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실제 여론조사 지표도 이런 불안감을 반영한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최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는 전주보다 5%포인트 이상 하락해 50% 초반대로 내려앉았다. 민주당 지지율도 동반 하락세를 보이면서, 중도층과 무당층의 이탈이 가속화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집권여당 대표의 배타적 언행이 대통령 지지율과 당 지지율을 함께 끌어내리고 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정치권은 여야 대표의 대립이 장기화할 경우 협치의 공간은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우려한다. 한 정치분석가는 "국민은 이미 정치권이 대립만 반복한다는 피로감을 크게 느끼고 있다"며 "악수조차 거부하는 상징적 장면이 계속된다면 여론은 정치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단순한 개인적 갈등이 아니라 정치 실종을 보여주는 결정적 장면으로 ‘악수 패싱’이 기록되고 있다는 평가다.
한편 ‘악수패싱’을 야기한 정 대표는 지난 9일 유튜브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레토릭(정치적인 수사)이었는데, 사람들이 진짜 악수를 안 하는 걸로 받아들여서 악수를 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