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부부는 사면, 대통령 부부는 구속…野 “정치보복 멈추라”
법원,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 발부 전직 대통령 부부 동시 구속은 헌정사상 처음 김문수 “김 여사는 구속하고 조국 부부는 꽃가마 태워” 장동혁 “과거 조국은 정경심 수감을 이유로 구속 면해”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청구한 김건희 여사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발부됐다. 이로써 헌정 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야권은 “조국·정경심 부부는 사면하고, 김 여사를 구속한 것은 부당한 정치보복”이라며 강한 반발이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2일 오후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청구된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정 부장판사는 발부 사유로 “증거를 인멸할 염려”를 들었다.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김 여사는 서울남부구치소로 이송돼 수용 절차를 밟았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내란특검에 구속돼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으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된 것은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김 여사는 2009∼2012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전주(錢主)로 가담한 혐의와 2022년 재·보궐선거·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한 혐의,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통일교 측으로부터 부정 청탁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달 2일 수사 개시 후 42일 만에 김 여사 신병을 확보했으며,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양평공흥지구 개발 특혜, ‘집사 게이트’ 등 수사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김 여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결혼 전의 문제들까지 거론되고 있어 속상합니다”라며 “이런 일들이 생겨 송구하다”고 법정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법원은 구속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반발이 이어졌다. 김문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자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의 3대 특검이 전직 대통령 부부를 동시에 구속하는 만행을 저질렀다”며 “조국·정경심 부부를 풀어주자마자 전직 대통령 부부를 구속했다. 정치적 복수에 눈이 멀어 국격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 본인의 5개 재판은 모두 멈춰 세우고 있다”며 “머지않아 국민의 분노가 들불처럼 타오를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지난 12일에도 “이재명 정권은 국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조국·정경심 부부를 ‘꽃가마’에 태워 석방했다”면서 “저를 대통령 후보로 배출한 국민과 당원을 위해, 당 대표가 돼 기강과 질서를 바로 세우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당대표 후보도 “(김 여사 구속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있어서도 안 될 일”이라며 “조국은 배우자가 수감 중이라는 이유로 법정구속 하지 않더니, 전직 대통령 부부는 동시에 구속했다”고 형평성 문제를 지적했다.
이어 “망나니 칼 춤을 추고 있는 특검을 이용해 전직 대통령부부는 동시에 구속을 하면서 아직도 국민의 분노가 가시지 않은 조국부부는 보란듯이 사면했다”면서 “쉽게 얻은 권력을 주체하지 못하고 ‘광란의 권력 파티’를 하고 있다. 역사는 늘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되풀이된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특검은 14일 김 여사를 소환조사한다. 김 여사의 구속 후 첫 출석조사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로 김 여사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 밝혔다. 김 여사측도 특검팀의 출석 요청에 응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