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트럼프발 주가급락 한파 맞은 애플·테슬라 ‘줍줍’

2025-08-13     채수종 기자
국민연금이 올 상반기 미국 주식 투자로 9.6% 수익을 올렸다.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 본부 건물 모습.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이 올해 상반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위협’과 ‘오너 리스크’ 등으로 주가가 급락한 애플과 테슬라 주식을 대량 매수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넷플릭스, 메타 등도 순매수를 이어간 반면 일부 방산주와 화장품주 등은 매도 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8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6월 말 기준으로 미국 534개 상장종목에 투자 중이다. 보유 주식의 가치는 1158억3000만 달러(약 161조원)에 이른다. 액면가치가 반년 사이 9.62%(101억6000만 달러) 증가했다. 국민연금이 올들어 새롭게 투자했거나 보유주식수를 대폭 늘린 기업들은 다양하다. 로빈후드(149만7000주), 인터랙티브 브로커스 그룹(69만2000주) 등이 올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자동차 관련 소매업체 오릴리 오토모티브, 농업바이오업체 코르테바, IT 지주회사 시(SEA) 리미티드 등은 보유주식수가 작년 말 대비 몇 배에서 많게는 10배 이상 늘었다. 특히 2분기 들어 게임업체 로블록스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주식을 대거 구매하면서 보유주식수가 각각 158만3000주와 44만7000주로 작년 말 대비 100%와 66% 증가했다.

반대로 건설자재 업체 CRH PLC 주식 198만3000주를 올해 초 처분했다. 카지노 업체 드래프트킹스와 라스베이거스 샌즈 그룹, 모터스포츠 경기인 포뮬러원(F1)을 운영하는 리버티 미디어 등도 모두 매각했다. 금리 및 신용 거래 플랫폼인 트레이드웹 마켓(-99.0%), 화장품기업 에스티로더(-99.0%), 신발 브랜드 ‘어그(UGG)’와 ‘호카(HOKA)’로 유명한 데커스아웃도어(-91.8%), 미국 반도체 개발업체 온세미컨덕터(-95.9%), 태양광 업체 퍼스트솔라(-82.9%), 베스트바이(-81.9%) 등도 보유주식수를 크게 줄였다. 미국 방산업체 L3해리스 테크놀로지는 60만6000주에서 31만3000주로 절반 줄였고, 팔란티어 테크놀로지 주식 보유량도 494만3000주에서 436만7000주로 11.7%가량 낮췄다. 방산주 주가가 오르자 이익 실현을 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