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사면은 국민 통합 저해한 3류 중우정치

2025-08-12     자유일보

3류 중우정치(衆愚政治), ‘사법 포퓰리즘’으로 비난받아 마땅할 것이다. 어디 횡령할 데가 없어 위안부 지원금까지 빼돌린 전직 국회의원부터 지식인 파렴치범까지, 막무가내식 8·15 사면이 해방 80주년을 퇴색시키고 있다.

대통령은 행정부 수반이지 사법부 수반이 아니다. ‘사면’(赦免)은 지은 죄에 따른 형량을 다 채우진 않았지만 기본적으로 자기반성이 뚜렷하고 사회에 통합시켜도 무방하다고 판단될 때, 대통령이 특별히 결정하는 정치·사법적 판단이다.

사면 전통은 옛날 왕조 시대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 책임제 하에서 국민 대통합의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대통령이 사면을 하는 것이 나쁜 건 아니다. 꼭 필요할 때 사면을 잘 하면 공화적 자유민주주의 발전에 적합한 정치 행위가 될 수 있다. 잘 하면 약, 못하면 독이 된다는 말이다. 역대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사면을 먹고 사는 일 때문에 죄를 범하게 된 민생 사범들을 대상으로 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번 이재명 대통령의 8·15 사면은 이같은 기준에서 볼 때 국민 통합이 아니라 사법적 일탈(逸脫)에 가깝다. 국민 통합은 법치 통합이 기본이다. 법을 지키는 국민과 범죄자를 구분하지 않으면 국민 통합의 기준을 설정할 수 없다. 따라서 사면을 통한 국민 통합도 사법적 관용의 범주 안에 있어야 하는데, 이 정부의 첫 사면이 여기에서 벗어난 것이다. 이 때문에 3류 중우정치라는 비난을 받아도 어쩔 수 없게 됐다.

페이스북·카톡 등 SNS에서 조롱 섞인 비아냥이 나돈다. "밥과 흙을 섞어 먹으면 배탈 난다" "광복절에 윤미향을 사면하는 건 어린이날 조두순(아동 연쇄 성폭행범)을 사면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도 잘못된 사면에 대해 일정 부분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 11일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이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인 56.5%로 나왔다.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6.1%p 하락한 48.4다. 리얼미터는 주식 양도세 문제, 민주당 이춘석 의원의 주식 차명 거래 의혹, 조국·윤미향 특별사면 논란을 3대 원인으로 꼽았는데, 합리적인 분석으로 보인다.

이번 사면을 놓고 국민이 외면하는 근본 이유는 조국·윤미향이 분명히 죄를 지어놓고 반성도 안 하는데 대통령이 사면했다는 대목이다. 이것이 민심이다. 3류 중우정치, 이젠 안 통하는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