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관세휴전’ 90일 연장…APEC 전후 정상회담 분위기 조성

2025-08-12     채수종 기자
미·중 ‘관세 전쟁’이 다시 90일 연장됐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가 스톡홀름에서 열린 3차 무역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

미국과 중국이 전 세계 경제의 중요 변수로 지목돼온 양국 간 ‘관세 전쟁의 휴전’을 90일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10∼11월 가능성이 거론되는 미·중 정상회담 전까지 양국이 해법을 도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 지난 5월 합의한 90일간의 ‘관세 휴전’ 마지막 날인 11일(현지시간) ‘휴전’을 90일 더 연장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게시글에서 "나는 방금 중국에 대한 관세 유예를 90일 더 연장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며 "(기존 미·중) 합의의 다른 모든 조항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행정명령에 서명하지 않았다면, 미국의 대중(對中) 관세 유예 조처는 미 동부시간 12일 0시 1분에 종료될 예정이었다. 백악관 홈페이지에 공개된 행정명령을 보면 새로운 관세 휴전의 종료 시한은 미 동부시간 오는 11월 10일 0시 1분이다.

이로써 글로벌 경제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몰고 올 수 있었던 세계 1·2위 경제대국 미·중 간 관세전쟁 재개라는 ‘파국’은 일단 피했다. 또한 양측이 무역 갈등의 소지를 일단 11월 상순까지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히기로 함에 따라, 10월 말∼11월 초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전후해 트럼프 2기 행정부 첫 미·중 정상회담을 개최할 수 있는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새벽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나는 중국이 빨리 (미국산) 대두 주문을 4배로 늘리기를 희망한다"며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확대하는 데 대한 기대를 피력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를 상대로 한 국가별 관세(일명 상호관세)를 7일부터 부과하기 시작한 데 이어 가장 껄끄러운 상대인 중국과의 ‘관세 휴전’을 연장함으로써 자신이 시작한 관세 전쟁의 불확실성을 일부나마 줄인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미·중 관세전쟁이 타결이 아니라 휴전연장인데다,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 의약품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 도입을 예고한 상태여서 ‘트럼프발 관세 전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